1976년 가정용 컴퓨터로 태어난 포포. 위험에 빠진 아기를 구한 순간, 존재 이유를 처음 깨닫는다. 수십 년이 지나 인간을 수호하는 경찰이 된 포포는 어느 날 빅데이터가 예측한 미래의 범죄자를 선제적으로 제거한다. 오직 인간을 위한 최선의 판단이었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완벽한 논리로 움직이는 AI와 비합리적인 감정으로 살아가는 인간은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5월 21일 개봉하는 100% AI 장편 영화 <아이엠 포포>는 감정을 배제한 AI의 판단이 과연 윤리적인지 묻는다.

이번 작품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가?
하나의 이야기가 완결된 영화를 완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생성형 AI로 내러티브를 완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호흡을 맞추고 감정을 연결해 관객이 1시간 이상 볼 수 있는 작품을 완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은 수준의 더 좋은 기술을 활용하지 못한 게 아쉽다. 당시에는 최신 기술로 만들었는데 AI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서 지금 보면 기술적 완성도가 좀 떨어질 수 있다. 더 빨리 선보였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스크린에서 볼 수 있게 돼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지난해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였는데 반응은 어땠나?
제23회 러시아 아무르오텀 영화제에서 특별상영 부문에 초청받았다. 9월 15일과 16일 두 차례 상영했는데 전 좌석이 매진됐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에서 만든 AI장편 영화를 러시아에서 최초로 상영한 점이 화제가 됐다. 또 제37회 스페인 지로나 영화제에도 본선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정통성을 자랑하는 국제 영화제에서 주목하니 정말 기뻤다. 기술적인 부분은 좀 미흡하더라도 콘텐츠의 본질인 스토리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가장 좋았다.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감정의 전달과 내러티브에 더 집중해야 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계기가 됐다.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건?
포포는 사고를 당할 아기를 구해내며 영웅이 되지만, 미래의 범죄 가능성을 이유로 어린아이를 제거해 비난의 대상이 된다. AI는 입력된 값, 데이터를 통해 논리적으로 생각한다. 반면 인간의 생각에는 감정이 개입한다. AI에게는 그런 행위가 범죄 예방을 위한 논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지만, 인간에게는 감정이 없는 폭력이었다. 이를 통해 감정을 배제한 판단이 과연 옳은가, AI에게 윤리가 있는가를 묻는다. AI의 완벽한 계산과 인간의 감정이 대립하면서 생기는 모순이 이 영화가 제기하는 질문이다. 사람들은 포포의 행위에 분노하면서도, 포포가 인간을 위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를 보면서 무엇이 옳은지 갈등한다

관객이 이야기에 끝까지 몰입하도록 신경 쓴 부분은?
충분히 공감할 시간을 주는 게 중요했다. 포포의 비윤리적 행위에 무조건 손가락질만 할 수 없는 마음이 들도록 해야 했다. 그래서 초반부에 AI의 탄생부터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그 서사를 이해하도록 차분히 끌고 갔다. 그리고 딜레마에 빠졌을 때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감정과 논리가 부딪치면 그 답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관객은 그때 몰입한다.

주제를 드러낸 상징적인 장면을 꼽는다면?
종반부에 모차르트의 ‘반짝반짝 작은 별’ 변주곡이 오케스트라 합주로 흘러나오고 카메라가 하늘의 수많은 별을 비추는 장면이다. 별은 세상을 비추는 메타포이자 앞으로 등장할 수많은 AI를 의미한다. AI가 인간과 조화를 이뤄 평화롭게 살아가는 희망을 표현했다. 포포가 끝내 폐기처분당할 때 대자연을 비추는 장면이 나온다. 아무리 거대하고 똑똑하고 지구를 뒤덮고 있는 AI라도 위대한 자연과 생명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걸 대조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후속작을 구상 중인가?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 건가? 애니메이션을 준비 중이다. 지구를 청소하는 로봇들의 이야기다. 여기에만 몰두하면 6개월 만에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AI 툴이 나오니 생각을 훨씬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너무 좋다. 그렇지만 새로운 기술이 나오더라도 본질이 더 중요하고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콘텐츠의 요체는 스토리와 메시지다. 난 늘 그 본질을 쫓았다. 이것이 새로운 환경과 자연스럽게 결합하면서 아이엠 포포도 나올 수 있었다. 시나리오는 언제나 쓰고 있다. 앞으로 도 본질에 더 집중할 것이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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