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가 돈 보따리를 풀까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2 08: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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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가 11월 12일부터 LG유플러스와 KT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OTT들이 저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는 가운데 수많은 히트작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가 OTT용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인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한국 콘텐츠에 대대적 투자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지난 10월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미디어 데이 행사를 통해 디즈니플러스의 서비스와 한국시장에서의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했다.
디즈니 , 픽사 , 마블 , 스타워즈 , 내셔널지오그래픽 , 스타 등의 브랜드가 쏟아내는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는 11월 12일부터 LG유플러스 IPTV , KT 모바일 서비스로 볼 수 있다.

구독료는 월 9,900원, 연간 9만 9,000원으로 책됐으며 최대 4개 기기에서 동시에 접속할 수 있고 최대 10개의 모바일기기에서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시청제한 기능 ,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그룹워치 기능도 제공된다.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아시아 · 태평양지역 DTC 사업총괄은 “ 디즈니는 한국 서비스에 큰 열망을 갖고 있으며 한국은 트렌드세터로서 전 세계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K-컬처의 힘으로 사로잡았다 ” 고 밝혔다.
그러면서 “ 디즈니는 세계적인 수준의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 앞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것 ” 이라고 강조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측은 “ 한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오리지널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국내 파트너사들과 많은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 며 “ 파트너사들과 상생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 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 플랫폼 늘어 좋지만 투자는… ”
디즈니플러스의 한국시장 진출에 대해 애니메이션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애니메이션 콘텐츠 투자가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였다.
A제작사 대표는 “ 공들여 만든 작품을 방영할 수 있는 채널 , 특히 글로벌 영향력이 큰 OTT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디즈니플러스의 론칭은 매우 환영할 만하다 ” 고 평가했다.
B제작사의 고위 관계자는 “ 플랫폼이 늘고 서로 경쟁하게 되면서 제작사에게 주는 콘텐츠 제작비가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며 “ 독점체제가 경쟁체제로 바뀌면서 제작사가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 고 말했다.
이어 “ 디즈니가 보유한 IP가 많다 해도 자사 콘텐츠만으로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는 일 ” 이라며 “ 그간 패밀리 콘텐츠에 집중한 디즈니가 시청층 확대를 위해 재미있으면서도 자극적인 콘텐츠 제작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 고 전망했다.
하지만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의 가치와 활용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제작과 유통에 능할지라도 OTT용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에 돈 보따리를 풀어놓을지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C제작사 관계자는 “ 넷플릭스나 왓챠 같은 OTT들은 이미 완성된 콘텐츠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볼거리를 채우면서 구독자를 늘리고 투자에 나선 반면 , 디즈니는 자사 IP가 풍부하기 때문에 투자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도 있다 ” 고 말했다.

이어 “ 디즈니가 추구하는 애니메이션의 경향이 우리와 다르고 투자패턴도 한국은 드라마 , 일본은 애니메이션으로 보이지 않게 나눠진 만큼 애니메이션 제작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것 ” 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 일본의 경우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한 사례도 많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도 많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 ” 이라며 “ 참신한 스토리 , 제작경험 , 참여하는 전문인력에 주목하는 글로벌 OTT들의 투자기준을 맞추기는 매우 어렵다 ” 고 지적했다.
D제작사 대표는 “ 100% 투자를 명분으로 기획 단계인 작품을 사들여 오리지널 시리즈로 만드는 대신 모든 권리를 가져가는 계약 사례가 늘고 있다 ” 며 “ 한국시장이 글로벌 OTT들의 각축장이 되면서 국내 제작사가 애니메이션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이란 전망이 더욱 현실화할 것 ” 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최근 세계적인 히트작으로 등극한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처럼 잘 만든 콘텐츠 하나로 실력을 인정받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제작사 관계자는 “ 오징어 게임에서 보듯 그간 국내 마켓에서는 시도할 수 없었던 것들이 OTT에서 빛을 보고 있다 ” 며 “ IP에 대한 권리에 치중하기보다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작사의 가치가 크게 올라가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 고 강조했다. 

그는 “ 글로벌 OTT들의 한국시장 진출이 더 활성화된다면 독특한 콘셉트의 콘텐츠를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 상품 판매에 치중된 비즈니스모델도 작품 중심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 ” 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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