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풀어보는 캐릭터 저작권 _ 일방적 출판권설정계약 해지 후 별도 출판계약 체결 사례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5 11:00:58
  • -
  • +
  • 인쇄
Column

 

사례

캐릭터 도서를 전문으로 출판하는 출판사 A는 작가 B와 캐릭터 동화책을 시리즈로 출판하기로 하고 계약기간 3년의 출판권설정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3년간 총 판매부수가 1만 권이 넘으면 계약기간을 1년더 자동 연장하는 조건을 달았고 , B는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해당 캐릭터로 유사한 동화책을 출판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계약 후 2년 동안 A와 B 사이에서는 출판 시기 , 인세 정산 , 마케팅 등에 관한 크고 작은 다툼이 일었다. 결국 B는 A를 상대로 계약기간 만료 6개월 전에 계약서상의 의무 위반을 이유로 출판권설정계약을 해지했다. 또 “ A가 캐릭터 동화책을 출판할 능력이 없어 출판이 불가능하거나 출판할 의사가 없음이 명백하다 ” 며 저작권법에 따른 출판권 소멸 통고도 통지했다. 이후 B는 C사를 통해 유사한 캐릭터 동화책을 출판해 A와 맺었던 기존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A는 “ 계약을 해지할 아무런 사유가 없음에도 B가 일방적으로 해지한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 ” 고 맞섰다. 또한 A는 “ 총 판매부수가 1만 권이 넘으면 출판권 존속기간이 1년 더 자동 연장되는데 B의 일방적 해지 통지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출판권 존속기간 연장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것이므로 존속기간이 연장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 연장된 존속기간까지 출판권을 침해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 ” 며 B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냈다.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
*이 사례는 서울고등법원 2018나2016131 판결의 사실관계를 독자의 이해를 위해 각색한 것이다.





해설

출판권설정계약의무 위반 통지로 출판권설정계약이 해지 되는지 여부
성립된 계약에 대한 해지 통지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법에서 정한 계약해지 요건을 갖추거나 (법정해지) , 계약서에 정한 해지 사유 (약정해지) 를 갖춰야 한다. 위의 사례에서 B는 법정해지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계약상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지를 통지했다. 이는 약정을 해지한 것이므로 계약서상 해지 사유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출판권설정계약서의 해지 조항에는 일반적인 약정해지 사유로 많이 규정되는 ‘ 본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본 계약에 따른 자신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불성실하게 이행하는 경우 상대방은 서면으로 그 시정 또는 개선을 요구할 수 있으며 , 그로부터 7일 이내에 귀책 당사자의 시정 또는 개선 조치가 없을 경우 상대방은 서면 통지로 본 계약을 해지할 수있다 ’ 라는 조항과 즉시 해지의 사유인 ‘ 정산이 지연되거나 이행되지 않는 경우 ’ 를 규정하고 있다. B의 해지 통지는 전자의 약정해지 문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위의 사례에서는 B가 7일의 시정기간을 주고 A의 계약상 의무 위반 시정을 요구했지만 이행하지 않자 서면 으로 해지를 통지하는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원은 B가 계약상 의무 위반으로 주장한 내용들을 인정하지 않았고 계약을 해지할 만한 중요한 의무 위반이 아니라 부수적 주의 의무 위반에 그친다고 봤다. 특히 B는 A가 계약서상 마케팅 및 협력 의무 규정이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을 계약해지 사유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 A가 마케팅 및 협력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 마케팅 및 협력 의무가 계약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 결국 B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리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라고 보기 어렵다 ” 는 이유로 B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참고로 대법원은 “ 부수적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없고 계약상 의무 중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를 구별할 때 , 급부의 독립된 가치와 관계없이 계약을 체결할 때 표명되거나 그 당시 상황으로 보아 분명하게 객관적으로 나타난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에 결정하되 계약의 내용 . 목적 . 불이행의 결과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다53705 , 53712 판결 등 참조) ” 면서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의 구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저작권법상 출판권 소멸 통고의 인정 여부
저작권법 제63조의 2 , 제60조 제2항은 ‘ 저작재산권자는 출판권자가 그 저작물을 출판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출판할 의사가 없음이 명백한 경우 즉시 출판권의 소멸을 통고할 수 있다 ’ 고 규정한다.
B는 위 조항에 근거해 “ 계약의 약정해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A가 캐릭터 동화책을 상당기간 출판하지 않았고 직원 급여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을뿐더러 도서 입출고와 관련해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아 저작권법에 근거해 출판권 소멸 통고를 한 것이므로 A는 더 이상 출판권이 없다 ” 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 A가 출판을 지체하고 직원 급여가 연체된 사정은 인정되나 , 그러한 사정만으로 출판이 불가능하거나 출판 의사가 없음이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 고 판결했다. 저작권법에서 말하는 ‘ 출판할 의사가 없음이 명백한 경우 ’ 는 출판권자가 출판사를 폐쇄하거나 출판을 위한 설비를 다른 대체 방안 없이 모두 처분하는 경우 등을 말한다. 위의 사례에서 법원은 A가 그러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본 것이다.

 

 

 

B의 출판권설정계약서상 출판금지의무 위반과 조건 성취 방해 효과
위와 같이 계약해지 통지가 효력이 없는 이상 출판권 존속 기간 동안 B가 다른 출판사를 통해 캐릭터 동화책을 출판 하면 출판권 침해가 될뿐더러 계약에서 정한 출판금지의무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계약서에는 존속기간 동안 1만 권 이상 판매하면 존속기간이 1년 자동 연장된다는 조건이 있는데 , B가 존속 기간 만료 전에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은 A의 도서판매 행위를 방해한 것으로 인정돼 존속기간이 1년 더 연장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법원은 B의 출판금지의무 위반을 인정해 손해액의 산정기간을 원 계약기간의 만료일로부터 1년을 연장한 기간까지로 보고 B가 다른 출판사를 통해 연장된 기간까지 판매한 부수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했다. B는 계약해지 통지 없이 단순히 이중으로 출판했다면 원래 계약기간 동안 이중 판매로 인해 A에게 발생한 손해만 배상하면 됐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일방적 해지 통지로 인해 A의 판매 부수 달성 시 자동 기간 연장 조건 성취를 방해한 것으로 인정돼 그 후 1년 동안의 손해까지 추가로 배상하게 됐다.

 

 

 

 

 

 

권단
·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사)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 법률고문변호사
· (사)한국MCN협회 법률자문위원 

전화: 02-6952-2616
홈페이지 : http://dkl.partners 

이메일: dan.kwon@dkl.partners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저작권자ⓒ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