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투자 의무화는 자국 산업 보전 위한 세계적 흐름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8-11 13: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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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산업법 개정 힘 쏟는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신창환 회장 - Interview


OTT 플랫폼 사업자들의 콘텐츠 제작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 애니메이션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 (이하 애니메이션산업법) 개정안이 발의된다. 프랑스처럼 OTT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투자를 제도화해 자국의 문화산업 생태계를 보전하고 국산 애니메이션의 제작과 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골자다. 개정안 마련을 주도한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신창환 회장은 "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애니메이션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법안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 고 설명했다.






개정안 추진 배경이 궁금하다

애니메이션산업법 시행 이후 설립된 애니메이션진흥위원회(위원장 강문주)가 업계를 위한 정책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한창완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소위원회에서 OTT · 미디어 , 인력양성 , 금융지원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업계도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던 중 지난 5월 협회가 주최한 워크숍을 계기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과 얘기를 나누면서 개정안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공론화됐다. 그간 우리 협회가 국산 애니메이션 방송 총량제 시행 , 애니메이션산업법 제정 등 업계를 대표해 현안이나 숙원사업을 해결해 오지 않았나. 그래서 이번에도 협회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진흥위원회 최성욱 위원 등이 참여한 ' 애니메이션산업법 개정 추진위원회 ' 를 구성해 법안 개정에 팔을 걷었다. 위원장은 이용호 퍼니플럭스 부사장이 맡았다.

어떤 내용을 담았나?
기획 단계에 있는 작품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지역 애니메이션 생태계 활성화 및 클러스터 지원 · 육성 방안 , IP 활용과 연계산업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 및 재정사업 ,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애니메이션 진흥 기본계획에 추가하고 OTT 플랫폼 사업자의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및 소비 활성화 방안 등을 마련해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애니메이션산업의 지원 토대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또한 해외 시장에서의 지식재산권 보호 , 중소기업 저작권 피해방지 기술지원 , 산업 관련 통계 및 작성의 의무화 , 애니메이션진흥위원회 회의록 공개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OTT의 제작지원 의무를 명문화한 이유는?
자국 콘텐츠 보호 · 육성과 산업 생태계 보전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 결국 문화 주권을 지키기 위한 방편이다. TV에 일본 애니메이션이 넘쳐나던 시절에 도입된 국산 애니메이션 방송 총량제나 외국 영화가 극장을 점령했을 때 등장한 국산영화 의무상영제도(스크린쿼터)와 맥락이 같다. 바로 이러한 제도 덕분에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져 뽀로로 , 라바 , 기생충 , 미나리 등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 콘텐츠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OTT 플랫폼이 절대강자 아닌가. 그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단순하게 수익의 일부분을 다시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 · 배급해 수익을 더욱 높여나가는 방식으로 플랫폼과 제작사가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아울러 수많은 국산 애니메이션이 사장되지 않고 세계로 진출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자는 의미도 있다.

유사 사례가 있는가?
프랑스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가 현지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20∼25%를 현지 콘텐츠 제작사업에 재투자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의 콘텐츠산업 진흥 정책은 국립진흥영상센터(CNC)가 관리하는 영상물기금(COSIP)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지원금 사용규정을 통해 애니메이션 방영과 투자에 방송사의 참여를 강제할 정도로 영상 콘텐츠 제작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는 OTT 플랫폼 사업자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해 수익의 일부를 현지의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도록 연방방송법 개정에 나섰고 호주도 이 같은 의무를 규정한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OTT 플랫폼 사업자들의 투자가 이뤄지면 작품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다. 유아동에 치중된 애니메이션의 타깃층을 높이려는 시도가 활발해 질 것이다. 드라마 , 영화처럼 웹툰 , 웹소설 등 원작을 활용해 15세 이상을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도 가능하다. 사실 제작사들이 실력이 없어서 이런 작품들을 못 만든 것이 아니다. 유아동 타깃 작품 제작과 방송 , 사업에 치중된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선 유아동 애니메이션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투자가 활성화되고 우리나라의 제작 기술이나 기획력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늘고 기업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OTT 플랫폼 사업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애니메이션 방송 총량제 도입 당시에도 방송국의 반발이 거셌다. 이번에도 양상은 비슷할 것이라고 본다. 이번 개정안 발의로 글로벌 OTT들이 수익의 일부를 현지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모든 콘텐츠산업계의 목소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OTT 플랫폼 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책무는 시대적 요구이자 흐름이라는 것이다. 우리 애니메이션업계가 하지 않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이와 유사한 법과 제도가 나올 것이다. 생태계 보전에 대한 생각은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본질적으로 같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는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업계를 위해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업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또 해외의 유사 사례가 있고 여러 나라에서도 자국 문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투자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OTT의 투자 의무화는 시대적 요구이자 미디어 소비 형태가 달라진 만큼 꼭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넷플릭스지만 앞으로 디즈니플러스 , HBO 등 글로벌 OTT 플랫폼들의 국내 진출이 예고된 상황에서 지금부터라도 대비해야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산업 생태계가 더 이상 무너지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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