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로 살아가는 지금의 삶이 선물 같아요 _ 애니메이션 속 그 목소리 _ 성우 정주원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7-02 14: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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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반듯한 이미지에 개그 본능이 숨어 있는 걸 느낀다. 논리적이고 인과관계 분석에 능한 경제학도지만 동아리에서 보컬로 활동한 감성파였던 성우 정주원은 그야말로 반전매력의 소유자다. 호리호리한 체격 덕분에 만능 스포츠맨처럼 보이지만 야구 중계 시청이 유일한 취미인 그는 부드럽고 나긋한 미소년과 호탕하면서도 코믹한 중년을 넘나드는 반전 목소리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만들어가고 있다.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대원방송 공채 4기 출신으로 올해 8년 차를 맞았다. 20대 중반부터 성우시험을 준비했다. 비교적 늦게 시작했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했고 , 감사하게도 일찍 기회가 주어져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성우라는 직업을 택한 계기가 있나? 대학 다닐 때 학부생활에 치중하기보다 노래 동아리 활동을 더 즐겼다. 그러다 우연히 학내에서 열리는 동아리 공연에서 MC를 맡게 됐다. 처음엔 동아리를 홍보하거나 곡을 소개하는 수준이었지만 차츰 농담을 섞거나 성대모사를 하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해나갔다. 이후 ‘ 말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 는 생각이 들면서 그때부터 목소리를 활용한 직업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가수가 되려는 막연한 꿈도 있었고 스포츠 캐스터도 흥미로워 보였지만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다. 그러다 성우 학원을 경험했던 동아리 후배의 조언을 듣고 공부를 시작해 1년 2개월 만에 대원방송에 입사했다.

 

 

 

 

 


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해달라 프리랜서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맡은 가면라이더 드라이브의 주인공 백전진 역할이 기억에 남는다. 또 파워레인저 애니멀포스의 그린레인저 터스크 , 킹오브프리즘의 이치죠 신 , 포켓몬스터 썬 & 문 시리즈의 로토무와 키아웨 역할도 맡았다.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아이돌 스타를 육성하는 학교를 무대로 펼쳐지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킹오브프리즘의 주인공 이치죠 신이다. 연기할 때 캐릭터 테마곡도 함께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인생 캐릭터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육성이 아닌 , 캐릭터를 연기하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뮤지컬 배우들이 노래만 따로 녹음하는 경우도 있는데 연기와 노래를 같이 해내서 매우 뿌듯했다. 다만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탓에 많은 분들이 잘 몰라 아쉬움이 크다.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 하는가? 목소리가 부드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10∼20대의 미소년 캐릭터가 연기하기에 편하고 즐겁다. 그렇지만 악역도 굉장히 좋아한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란 작품에서 미스터리하면서도 조금 어두운 느낌의 다비란 캐릭터를 많이 좋아해주셨고 , 쿠키런 : 킹덤 게임에서 연기한 고독한 느낌의 에어울프 쿠키 등 젊고 시크한 성격의 악역도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광고 , 스폿 , 라디오 , 기기 음성 , 내레이션 , 오디오 드라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주어지는 기회들도 소중하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다양한 연령층 , 다양한 장르 ,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하게 활동하고자 한다.

 

성우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자면? 호흡이나 발성 등 연기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와 자신만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평소 조용한 성격이지만 마이크 앞에 서면 순간적으로 연기에 몰입하는 끼나 재능 , 연기를 보는 이들에게 ‘ 기분이 좋아진다 ’ , ‘ 열심히 잘한다 ’ 등의 느낌을 줄 수 있는 편안함과 자신감도 중요할 것 같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요새는 흔치 않은 외화 대사를 더빙할 기회가 있었다. 슬기로운 학교생활이란 터키 드라마였는데 고등학생 코라이와 교장선생님이 대사를 오래 주고받는 장면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역할 모두 내가 맡은 탓에 어린 학생 목소리와 덩치 크고 코믹한 톤의 어른 목소리를 혼자 연기해야 했다. 내겐 매우 힘든 작업이었지만 같이 녹음하던 선후배들이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키득거릴 정도로 재미있었던 순간이었다.

 

정주원에게 성우란? 초창기 시절 경험이 없고 준비가 안된 부분이 많아 나름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다 주어진 시간과 기회에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 차츰 사랑해주고 응원 해주는 분들이 많아진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운이 따라 기회가 왔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있듯 성우란 직업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삶이 마치 선물 같다. 죽는 날까지 마이크 앞에서 녹음하겠다는 각오로 꾸준히 그리고 더 열심히 내 일을 해나갈 것이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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