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를 꿈꾼다면 관찰력과 상상력을 키우세요 _ 애니메이션 속 그 목소리 _ 성우 김보나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3 11: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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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연극영화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재원답게 팔방미인의 매력을 뽐내는 성우 김보나의 목소리는 보컬로 변신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음악 팀 컬러 웨이브(Color Wave)의 정규 2집 앨범부터 정식 보컬리스트로 합류한 그녀는 “ 그저 남들에 비해 음감이 조금 좋은 편일 뿐 ” 이라며 겸손해하지만 , 아는 노래는 악보 없이 피아노로 곧잘 연주할 수 있을 정도라는 얘기가 전해지는 것을 보면 그녀가 절대음감의 소유자란 말이 결코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 사진제공: 김보나 성우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2016년 대원방송 7기 공채 출신이다. 전속시절에는 김은연이란 본명을 쓰다 지금은 도울 보(輔) , 아름다울 나(娜) 자를 합쳐 발음이나 어감이 더 자연스러운 김보나란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성우란 직업을 택한 계기는? 어릴 적 세일러문 , 웨딩피치 같은 TV 만화영화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제작진을 소개하는 엔딩크레디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때 성우란 존재를 알게 됐고 팬심이 생겼지만 성우는 선택받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직업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중학교 때부터 연극과 뮤지컬에 빠져 연극영화과로 진학을 결정했는데 , 졸업 즈음에 영화를 준비하는 학우들로부터 영상에 삽입할 멘트 더빙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많이 받았다. 이때부터 화술을 공부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졸업 후 성우를 준비하는 모임을 찾았고 준비한 지 2년 반 만에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해달라 가녀린 소녀지만 성격이 돌변하는 모습을 보여준 라디앙의 멜리 , 아기상어 올리와 윌리엄의 엄마상어 · 골디 , 몬스터탑의 설아 · 티라쿤 , 던전앤파이터: 역전의 바퀴의 마법사 메이 등의 역할을 맡았고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 원피스 , 갓오브하이스쿨 , 반짝이는 프리채널에서도 여러 캐릭터를 소화했다. 또 게임에서는 로드 오브 히어로즈에서 예쁘고 섹시한 매력의 라이레이 옌 , 쿠키런 킹덤에서 중성적이고 시크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블랙 레이즌맛 쿠키 , 제2의 나라에서는 궁수 로그 , 콜 오브 듀티에서는 여군 키츠네를 연기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는 소울의 카운슬러 제리 , 트롤:월드투어의 델타던 등이 있고 가면라이더 , 파워레인저 등 특촬물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여러 작품의 주제곡을 불렀던데? 요즘에는 애니메이션 방영 물량이 늘어나면서 성우들이 오프닝곡이나 삽입곡 , 엔딩곡 등을 직접 부르는 사례가 예전보다 많아졌는데 내가 비교적 음감이 좋은 편이어서 그런지 멜로디를 소화하는 속도가 남들보다 빠르다. 그래서 나를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가수로 음반을 낸 이력이 눈에 띈다 음악 팀 컬러 웨이브에 보컬로 들어가 부른 노래가 정규 2집 앨범에 2∼3곡 실렸다. 컬러 웨이브는 음악과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록 , 보사노바 ,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와 색을 조화롭게 녹여내보자는 취지로 모인 팀이다. 자신의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음악활동을 병행하는 분들로 구성됐다. 모두 13명인데 작곡가 , 작사가 , 드러머 등 전문 뮤지션을 비롯해 베이스기타를 맡고 있는 권창욱 성우님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음원을 냈다. 2집 앨범이 나온 뒤 홍대의 한 소극장에서 공연을 펼쳤는데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아직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는 3집을 발매할 것으로 본다.(웃음)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전속계약이 끝나고 프리랜서 신분으로 처음 주연을 맡은 라디앙이란 작품의 멜리를 꼽고 싶다. 프리랜서로 일감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마침 친정인 대원방송에서 주연으로 캐스팅해줘 너무 감사했다.
당시 녹음할 때는 김기현 성우님 등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 앞에서 여주인공 역을 연기하려니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난다. 작품을 끝내고 하늘 같은 선배님들이 “ 아주 잘하더라 , 참 잘 어울리더라 ” 라고 격려해주셨을 때 그간의 긴장이나 걱정이 풀리면서 감격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 캐릭터를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나? 자연스럽고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근 오디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란 작품에서 유희연이란 역을 맡았는데 , 실제 나와 같은 모습인 것 같아 매우 편하게 연기했다. 편안하고 꾸밈 없는 캐릭터가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블랙 레이즌맛 쿠키처럼 무게감이 느껴지거나 근엄하면서도 마음이 여유롭고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여성 역할도 많이 했다.
특히 장르나 역할이 편중된 성우들에 비해 음역대가 넓은 편이어서 여러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 사진제공: 김보나 성우 

 

성우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자면? 성우는 연기자다. 그래서 지망생들에게 관찰력과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일러준다. 나와 상대를 잘 관찰해 기록하고 이를 토대로 주어지는 역할을 어떻게 재미있게 표현해야 할 지 상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역할이나 상황 , 감정의 흐름을 섬세한 호흡과 목소리로 잘 전달할 수 있다.


김보나에게 성우란? 다시 태어나도 성우를 할 것인가에 대한 누군가의 질문에 2초 정도 망설인 뒤 “ 네 ” 라고 답했다.
당시의 망설임은 다시 성우로 합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연극과 뮤지컬을 좋아했지만 지금껏 가장 사랑하고 애정이 깃든 분야는 성우라고 말하고 싶다. 녹음실에서 좋아했던 선배들 , 능력 있는 후배들과 같이 작업하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들이다. 그래서 매우 행복하고 오래오래 하고 싶다.

 

▲ 사진제공: 김보나 성우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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