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토끼가 불붙인 캐릭터산업 12조 규모로 성장했다

/ 기사승인 : 2020-10-05 15: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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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캐릭터는 이제 마케팅 분야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친숙한 이미지로 소비자의 흥미를 끌어내고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어 B2C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캐릭터는 변화무쌍하다. 산업과 콘텐츠, 미디어를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콜라보레이션으로 OSMU의 영역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2000년 혜성처럼 등장한 엽기토끼 마시마로가 국산 캐릭터 붐을 일으키면서 불붙기 시작한 캐릭터산업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더디지만 꾸준히 성장해 어느덧 시장규모가 12조 원에 이르는 문화콘텐츠산업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이에 올해로 창간 17주년을 맞은 <아이러브캐릭터>가 창간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보면서 캐릭터산업의 자취를 돌아보고 변화를 짚어본다.





15년 새 매출액 3배 가까이 증가

매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는 캐릭터산업 백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우리나라 캐릭터산업의 총 매출액은 12조 2,070억 원으로 2004년 4조 4,781억 원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캐릭터 개발 및 라이선스 분야가 2,588억 원에서 9,077억 원, 캐릭터상품 제조업은 1조 8,930억 원에서 5조 4,432억 원, 캐릭터상품 유통업은 2조 3,263억 원에서 5조 8,560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수출액은 같은 기간 1,342억 원에서 8,196억 원(2018년 원·달러 평균 환율 기준)을, 수입액은 1,480억 원에서 1,84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로 국산 캐릭터 수출이 팽창하면서 수출입 차액은 2004년 -138억 원에서 15년 만에 6,353억 원의 흑자를 기록, 수출이 수입을 현저하게 앞지르며 그야말로 상전벽 해를 이뤘다.

캐릭터산업 종사자는 2004년 8,286명으로 영화, 방송 등문화콘텐츠산업 종사자 전체의 1.8%에 불과했지만 2018 년에는 4배 이상 증가한 3만 6,306명이었다. 2000년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던 캐릭터산업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재고상품의 여파와 국제정세의 불안정, 고유가, 달러약세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소비지출이 줄면서 내리막을 걸었으나 캐릭터 개발 및 라이선스의 시장규모는 오히려 2003년보다 17% 늘어났다.

이는 늘어나는 콘텐츠 수요와 더불어 기술 발전에 따른 제작 · 개발 환경 개선, 유통구조 다변화로 캐릭터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규 콘텐츠 개발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불황에도 불구하고 2001년부터 꾸준히 지속된 캐릭터 개발 노력에 힘입어 2004년 국산 캐릭터의 시장점유율은 43%에 이르렀다. 실제로 당시 소비자가 선호하는 캐릭터 순위에 둘리와 마시마로, 딸기, 뿌까 등 4개의 토종 캐릭터가 외국산 캐릭터들과 함께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때문에 소비심리가 회복돼 내수경기가 살아나면 캐릭터산업 시장규모의 상승폭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당시에는 불법복제가 판을 치면서 캐릭터 개발사와 상품 제조사는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불법복제된 상품 판매액이 7,176억 원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막심했다.





완구 · 문구에서 가전 · 엔터테인먼트로

2004년부터 전통적으로 완구 전문매장에서 취급하던 캐릭터상품의 유통 비중이 대형마트로 급격히 쏠리기 시작했다. 또 바른손, 아트박스 등 팬시 전문점의 영역이 축소되는 양상이 나타났고 백화점의 퇴조 현상도 뚜렷했다. 당시 상품유통 채널의 판매규모와 점유율은 대형마트 39.1%, 완구 전문매장 15.2%, 팬시 전문점 13.7%였고 백화점, 문구점, 인터넷, 재래시장, 편의점, 가판대 등의 순이었다.

지금은 일상이 된 휴대전화 · 모바일에서의 판매액은 159 억 원에 그쳤고 점유율도 전체 판매 비중의 0.4%에 불과 했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홈쇼핑 등의 채널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면서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급성장을 예고했다.

캐릭터 상품군도 15년의 시간을 지나면서 매우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단연 완구상품 판매가 주를 이뤘고, 캐릭터 개발사의 주요 계약 대상이 완구였다. 캐릭터 특성을 최대한 살려 제품화할 수 있는 봉제, 플라스틱, 승용완구 등은 다양한 연령층의 수요가 있어 유통망 접근도 수월해 지금도 캐릭터상품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또 평면 공간에 캐릭터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문구나 팬시 · 잡화류, 신학기와 계절별 수요가 몰리는 가방이나 신발 및 시즌상품도 캐릭터 개발사들이 계약을 노리는 단골 상품이었다.

캐릭터는 2018년 들어 완구나 문구 등 전통적인 상품을 넘어 패션, 식품, 게임, 도서, 가전,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산업 분야를 넘나들며 다채롭고 색다른 형태로 유통, 소비 되고 있다. 티셔츠, 빵, 라면, 보드게임, 코믹스, 피규어, 텀블러, 에코백, 화장품, 스피커, 신용카드, 이모티콘, 모바일게임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온라인 · 모바일 대세 속 변화하는 오프라인 유통망

2004년과 2018년을 놓고 비교할 때 유통시장의 변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와 온라인 · 모바일 시장의 성장으로 요약된다. 오프라인 유통은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위세는 예전만 못하다.

2004년 대형 할인점은 백화점 매출을 앞지르며 새로운 유통 강자로 등극했다. 서로 앞다퉈 출점하니 지리적 접근성이 좋고, 쇼핑 환경이 쾌적하며 편의시설도 다양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그러나 대부분 생필품을 사려는 가족단위 고객이 많아 주부나 어린이층에는 소구력이 강하지만 개인 취향에 따라 로드숍을 찾는 청소년이나 대학생, 직장여성층에 대한 소구력은 약했다.

백화점 역시 면적당 매출이 적은 캐릭터 상품을 적극 다룰 이유가 없고 프리미엄 전략을 내건 만큼 일반적이고 대중 적인 상품을 구비하지 않았다. 바른손, 모닝글로리, 영아트, 아트박스 등 문구 및 팬시 전문점들도 대형화, 전문화, 현대화 추세에 버티지 못한 채 점포 확장이 어려워지면서 서서히 영향력을 잃어갔다.

오프라인 유통망의 약세는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과 교차한다. 90년대 후반 순수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획기적인 쇼핑몰 시대를 연 인터파크를 필두로 GS숍, 롯데닷컴에 이어 G마켓 등 오픈마켓이 속속 개설됐고 네이버, 다음 등대형 포털사이트에서 개인 단위 쇼핑몰 운영이 시작되면서 인터넷이 상품 유통망의 대세로 떠올랐다. 이후 2009년 애플사의 아이폰 3GS가 국내에 공식 출시되면서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8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1조 8,939억 원에 달하며 처음으로 100조 원대를 돌파했다. 이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68조 8,706억 원으로 전체 거래액의 61.5%를 차지했다.

캐릭터상품의 주요 유통경로가 온라인 · 모바일 플랫폼으로 쏠린 것은 전문몰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 텐바이텐, 바보사랑, 1300K 등 캐릭터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전문몰들은 상품군의 정보가 많고 취향과 선호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다.

취향과 재미,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크라우드펀딩 시장도 덩달아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온라인 시장 중에서도 특히 이곳은 캐릭터 시장의 신규 격전지로 떠올랐다. 상품 개발과 판매, 구매의 과정이 간소화돼 더욱 편리해지고 취향을 반영한 소규모 다품종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캐릭터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입지가 좁아진 오프라인 유통망은 떠나간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인터넷 창에서 떴다가 사라지는 광고 창처럼 ‘잠시 세워졌다가 사라진다(Pop-Up)’ 는 의미의 팝업스토어는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관심을 유도한다. 특정 장소에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임시 매장은 하나의 이벤트로서 뉴스가 되고 한정판 제품이 많아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반응을 이끈다. 팝업스토어는 오프라인 매장을 물건을 사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문화를 소비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바꿔놓는다. 때문에 캐릭터 업계에서 대표적인 마케팅 도구로 활용된다. 체험을 전달하고 소비자의 입소문을 기대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도 가치 중심으로 소비활동을 하는 트렌드에 맞춰 키덜트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자 다양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토이저러스 매장을 키덜트를 겨냥해 취미 중심의 독점 매장으로 색깔을 바꿨고 상품군도 성인층으로 넓혔다. 이마트도 히어로 캐릭터인 일렉트로맨과 같은 만화 스토리텔링 요소가 있는 매장 콘셉트로 전자제품과 함께 스마트토이, 피규어 등을 갖춰 20∼30대 남성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흥미로운 체험을 매개로 캐릭터상품을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10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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