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에이지 박정희 대표, 이제는 K-애니메이션 시대가 올 거예요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0 08:00:41
  • -
  • +
  • 인쇄
Interview

  


콘텐츠 수입 배급사 더블유에이지가 K-애니메이션 세계화에 팔을 걷었다. 4월에 개봉한 <미스터 로봇>, 하반기에 찾아올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의 공동 제작을 맡으며 투자사로 외연을 넓힌 더블유에이지는 그간 쌓아 온 끈끈한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국산 장편의 글로벌 진출을 견인해 K-콘텐츠의 새로운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공동 제작에 나선 건 <미스터 로봇>이 처음인가?

맞다. 투자와 공동 제작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가 지나간 이후 해외 콘텐츠 수입보다 국산 콘텐츠 발굴에 집중하던 때에 좋은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그중 미스터 로봇과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 두 작품을 선택했다. 지금도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좋은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언제든 편하게 연락 달라.

 

공동 제작을 결정한 배경은?

그동안 해외 콘텐츠 수입에 주력해 왔는데 기생충이나 오징어 게임, BTS처럼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걸 보면서 이제는 K-애니메이션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국산 애니메이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곧 성공하겠다는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에 직접 투자하고 제작에도 참여해 보자고 결정했다.

 

 

<미스터 로봇>의 해외 배급 현황은?

20여 년간 축적해 온 해외 배급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미국, 캐나다, 칠레 등 북미와 남미를 비롯해 호주, 우즈베키스탄 등 CIS 지역에 이르기까지 총 31개국에 판매했다. 비록 국내 흥행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의 배급사와도 협의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우리가 오랜 시간 구축해 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배급 노하우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국산 장편 애니메이션은 국내 상영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서 최소 전체 제작비의 절반 이상은 해외 수출로 거둬들여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국내 극장 개봉과 IPTV 서비스 등으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이러한 선순환 시장 환경을 만들어 나가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창업 투자사와 협력해 실사 영화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힘쓰고 있다.

 


여러 장르 중 애니메이션에 주목한 이유는?

어릴 적 디즈니 영화를 보며 상상력을 키웠다. 지금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애니메이션은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합리적이면서 세계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K-영화, K-드라마, K-팝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그 흐름이 애니메이션을 향하리라 확신했다. 특히 ‘애니메이션=키즈’라는 인식을 ‘애니메이션=가족 콘텐츠’로 바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싶다.

 

국산 장편의 가능성을 어디에서 발견했나?

여러 요소가 있지만 무엇보다 제작비의 효율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실사 콘텐츠의 제작비가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치솟았다. 물론 여기에는 거품도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K-애니메이션은 글로벌 진출을 전제로 놓고 본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제작비가 적게 들면서도 해외에서 더 많이 통할 수 있는 장르가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국산 장편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가 아닐까. 모든 콘텐츠는 시나리오에서 출발한다. 결국 좋은 스토리가 있어야 경쟁력도 생긴다. 이를 기반으로 기획, 제작, 마케팅을 분업화하되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스토리를 발굴하고 기획으로 연결하는 힘, 그것을 영상으로 구현하는 제작 역량, 그리고 완성한 콘텐츠를 상품화하는 마케팅 역량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려면 애니메이션업계에 유능한 인재가 더 많이 유입돼야 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저작권자ⓒ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