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법적 기반이 될 캐릭터산업 진흥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6월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우리나라 캐릭터산업의 현주소와 제도적 문제점을 짚고 법 제정에 따른 기대효과와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나온 여러 제언을 지면에 생생하게 중계한다.

“IP 중심 콘텐츠 생태계 경쟁력 강화 견인”
·발제: 콘텐츠 산업의 핵심 자산-캐릭터 IP
·발제자: 김영재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방송, 영화, 게임, 음악, 도서를 포함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규모는 현재 2조 9,000억 달러(한화 4,400조 원)에 달한다. 이를 지탱하는 핵심 축 중 하나가 바로 라이선싱·MD 분야다. 매출액은 3,890억 달러(588조 원)로, 시장 전체 매출 비중의 20%를 차지한다. 콘텐츠 내 광고(30%), 스트리밍·구독 서비스(22%)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는 캐릭터 IP를 활용한 라이선싱 상품화 사업이 더 이상 부가적인 수입원이 아닌, 콘텐츠산업의 주류 매출원임을 증명한다.
하지만 라이선싱 비즈니스의 진정한 가치는 매출 비중이 아닌 수익성에 있다. 콘텐츠 제작 및 상영으로 얻는 수익률은 15%인데 비해 MD 상품 유통은 40%에 이른다. IP 라이선싱 로열티는 무려 85%에 달해 초고마진(High Margin)을 창출한다.
따라서 라이선싱·MD 사업은 소비자와 IP의 정서적 연결을 끊임없이 강화하는 다이내믹(Dynamic) 비즈니스 모델이자 추가 투입비 없이 IP 가치만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콘텐츠 산업의 하이 마진(High-Margin) 엔진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주요 IP사들의 수익성을 보면 체감도가 높아질 것이다. 2025년 결산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산리오가 올린 매출액 1조 2,600억 원에서 영업이익이 5,800억 원에 달해 영업이익률 43.6%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다. 매출의 80%가 라이선싱 로열티와 MD 매출에서 나왔고,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의 90%는 로열티로 거둬들였다.
디즈니도 지난해 달성한 전체 영입이익률 18.5%에서 라이선싱 부문 영업이익률은 52.8%에 이른다. 특히 라이선싱·MD 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그쳤어도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20%에 달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누적 수익을 올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 톱 10을 보면 캐릭터 IP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포켓몬 235조, 헬로키티 180조, 곰돌이 푸 163조, 미키마우스와 친구들 160조, 스타워즈 156조, 슈퍼마리오 97조, 호빵맨 92조, 배트맨 90조, 디즈니 프린세스 87조, 어벤져스 81조 등의 순으로 이들 IP가 시장에서 만들어낸 평균 매출은 134조 원에 달한다.
세계 1위 IP인 포켓몬의 성장은 캐릭터 IP가 어떻게 거대한 독자적 경제 시스템으로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다. 1996년 닌텐도 게임 소프트웨어로 처음 등장한 포켓몬은 콘솔 게임, 애니메이션이란 매체를 통해 수집·교환·육성이라는 메커니즘을 노출하고 포켓몬 GO 등 모바일 게임과 결합해 세계관을 전파하고 직접 체험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전체 매출의 70%가 패션, F&B, 테마파크 등 이종 산업과의 융합에서 발생하는 IP 기반 경제 시스템을 완성했다.
결국 포켓몬의 압도적인 부가가치는 게임의 우수성이나 캐릭터의 매력, 애니메이션의 재미 같은 콘텐츠 자체보다 라이선싱을 통한 IP 가치 극대화로 창출한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현황과 성공 사례에 비춰볼 때 지금 국회에서 논의하는 캐릭터산업 진흥법 제정은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우선 IP 중심 콘텐츠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다. 콘텐츠 IP 발굴, 사업화, 브랜드화 역량은 콘텐츠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만큼 제정법은 전문 인력 양성, 산업 역량 강화를 통해 콘텐츠산업의 가치를 실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거버넌스 체제의 정립이다. 캐릭터 IP는 다양한 장르, 산업 융합의 핵심 연결고리인데 법이 마련되면 부처·산업 간 장벽을 허물고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구심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캐릭터 IP는 콘텐츠 생태계의 중심이고, 라이선싱은 콘텐츠 산업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보조적인 수익원이 아니라 콘텐츠 수익 창출과 IP 브랜드의 영속성을 결정하는 막중한 요소다. 제정법을 통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캐릭터 IP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되길 바란다.

“캐릭터는 지역 경제 재생시키는 강력한 전략 자산”
·발제: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장동력, 캐릭터산업-IP 경제 시대 지역발전의 핵심 자산
·발제자: 이승용 치킨라이스 콘텐츠 대표
콘텐츠 소비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작품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캐릭터·세계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단일 작품의 흥행보다 영속적인 세계관과 IP의 가치가 압도하는 시대가 됐다.
작품은 한 번 소비되고 사라지지만, 잘 구축된 IP는 끊임 없이 축적된다. 이 강력한 IP를 기반으로 완구, 게임, 교육, 테마파크, 라이선스, 굿즈, 관광 등 전방위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우리가 캐릭터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캐릭터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무기는 규모가 아니라 창의성이다. 영화나 게임, 애니메이션산업은 매우 높은 진입 비용과 거대한 운영 규모를 요구한다. 하지만 캐릭터산업은 큰 돈 없이도 손쉽게 도전하고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맞서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어 가장 민주적인 산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막대한 하드웨어 인프라 투자가 어려운 작은 지방자치단체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최적의 상품이자, 지역 균형발전에 가장 적합한 로컬 콘텐츠가 바로 캐릭터다. 또한 캐릭터는 지역사회를 하나로 묶는 문화적 공공재이자 사회적 자산이다. 캐릭터가 활성화되면 관광, 라이선스, 상품 판매 등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넘어 지역 정체성 형성, 시민의 자부심 강화, 세대 간 공감대 형성, 도시 이미지 개선이라는 막대한 사회적 효과를 동시에 창출한다.
캐릭터산업은 오프라인 하드웨어 인프라 대비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SNS, 영상, 굿즈를 통해 대중이 자발적으로 확산시키고, 대중과 지역 간에 깊은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한다.
한 번만 잘 만들어 놓으면 지속적인 라이선싱과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관광, F&B, 교육 등 이종 산업과의 연계도 기대할 수 있다. 즉, 캐릭터가 지역의 새로운 얼굴이자 가장 강력한 경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는 성공 사례가 있다. 대전시는 1993년 대전 엑스포 마스코트였던 꿈돌이를 부활시켰다. 오래된 옛 이미지를 SNS 감성의 힙(Hip)한 브랜드로 전환하고, 우주 요정이란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세계관을 확장했다.
그 결과는 실질적인 경제 지표로 나타났다. 협업 상품 출시 6개월 만에 23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꿈돌이 라면은 110만 개 이상이 팔렸고, 지역 협업 기업 수도 20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강력한 OSMU 효과를 거뒀다.
일본 히코네시의 히코냥 캐릭터도 좋은 예다. 히코네시의 성(城) 축제 400주년을 기념해 전설 속 고양이를 모티브로 탄생한 히코냥은 매주 성 앞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며 꾸준히 팬덤을 쌓았다. 히코냥 등장 이후 연평균 관광객은 25만 명이 늘었고 캐릭터 굿즈 판매로만 연간 수억 엔의 수익을 창출해 일본에서 지역 마스코트 순위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압도적인 로컬 마케팅 효과를 증명했다.
그러나 로컬 캐릭터의 성공을 민간과 지자체의 자율적 역량에만 맡겨두기에는 현장의 장벽이 높다. IP 초기 개발과 초기 확산 단계에 수반되는 비용이 크고 지자체 간 기획·디자인 역량의 편차가 심할뿐더러 이벤트성 사업으로 치부돼 장기적인 브랜딩 유지에 실패하는 사례가 다반사다. 따라서 지자체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사업 육성을 위해 법적·제도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
김승수 의원님이 대표 발의한 캐릭터산업 진흥법은 지역과 창작자를 지키는 든든한 보호막이 될 것이다. 제정법은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육성 기반을 마련하고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게 해준다. 지자체가 캐릭터 활용 사업을 안정적으로 펼칠 예산과 제도를 지원하고, 권리 보호를 통해 건강한 창작 생태계를 만들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연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라이선스 산업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킬 거라 기대한다.
법제화가 이뤄지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중심으로 청년 창작자-스타트업-벤처캐피털(VC)-지역 상인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로컬 혁신 생태계가 완성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브랜드의 경쟁력도 높아져 낙후된 지역 관광 산업의 체질이 고도화되리라 전망한다. 나아가 이는 대한민국 전체의 소프트파워와 품격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캐릭터는 단순히 개인의 취미나 아이들의 완구가 아닌, 국가 전략산업이자 지역 경제를 재생시키는 가장 강력한 전략 자산이다. 캐릭터산업 진흥 법제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토론 패널 발언>
김효용 _ 한국캐릭터학회장
캐릭터산업 진흥법 제정은 캐릭터산업이 작품 중심에서 IP 중심으로, 제작 중심에서 권리·브랜드·경험 중심으로, 중앙 집중형 산업에서 지역 확장형 산업으로 전환하는 흐름에 대응하는 제도적 출발점이다. 캐릭터는 산업적으로는 높은 확장성과 반복 수익을 가능하게 한다. 사회적으로는 지역 정체성과 문화적 공감을 만들어내는 자산이다. 캐릭터산업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창작자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의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며 지역 문화자산을 IP로 전환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송락용 _ 캐릭터디자이너협회장
캐릭터산업은 여전히 애니메이션, 게임, 디자인산업의 부속 산업으로 취급받고 있다. 캐릭터는 단순한 콘텐츠 구성요소가 아니라 콘텐츠 전 산업을 견인하는 핵심 자산이자 브랜드다. 하지만 독립된 법률이 없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투자 시스템의 부재, 취약한 라이선싱 구조, 창작자 권리 보호 미흡 등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 캐릭터산업 진흥법을 통해 국가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가치평가 모델과 산업 기금을 도입해야 한다. 표준 계약 제도를 정착시켜 공정한 생태계도 조성해야 한다.
김광호 _ 영진전문대 아트미디어계열 교수
현재 우리나라 웹툰 산업은 글로벌 1위라는 위상을 자랑하지만, 실질적인 수익성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는 성공한 웹툰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캐릭터산업으로 깊이 확장되지 못하고 단일 콘텐츠 소비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소비의 중심이 단일 작품에서 무한 확장할 수 있는 세계관과 캐릭터 IP로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웹툰의 성공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굿즈, 테마파크, 이종 산업 융합 등으로 영토를 넓히는 라이선싱 중심의 캐릭터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오은진 _ 이너부스 대표
우리나라 캐릭터산업에 드러난 문제의 핵심은 우수한 IP가 없어서가 아니다. 이를 상품화해 유통하고 해외와 연결할 사업화 구조와 전문 인력의 부족이다. 캐릭터산업진흥법은 창작 지원을 넘어 사업화와 산업화를 연결하는 고리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를 제안한다. 우선 계약과 해외 사업을 추진할 라이선싱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또 콘텐츠와 제조·유통 산업 간의 협업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 축제나 공공시설 등 공공영역에서 검증된 국산 IP를 적극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수원 _ 한국캐릭터협회 부회장
캐릭터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캐릭터 작가들은 생존의 위기에 놓여 있다. 좋은 캐릭터가 없는 게 아니라 좋은 캐릭터를 오래 키울 수 있는 산업 구조가 취약하다고 생각한다. 독립된 산업분류코드(KSIC)도 없어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그래서 정책 지원과 예산 배정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캐릭터산업 진흥법이 독립 KSIC 신설, 캐릭터 정책 펀드 조성, 전문 에이전시 육성, 지역 캐릭터 육성 사업 확대, 캐릭터 창작자 등록제 도입, 라이선싱 플랫폼 구축, AI 기반 캐릭터 제작 지원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신용식 _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산업기반과장
캐릭터산업 진흥법 제정 논의는 캐릭터산업의 독자적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 법안이 캐릭터산업을 넘어 대한민국 IP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앞으로 법안 논의 및 제도화 과정에서 국회, 관계 부처, 지자체, 창작자와 기업의 의견을 충실히 듣고 캐릭터 IP가 창작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국민의 일상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 과제를 적극 챙기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저작권자ⓒ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