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뿌까>를 뭘 어떻게 보여줄 거냔 질문에 조광훈 디자인연구소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도 아직 정답을 모르겠어요. 선명한 색채와 디자인은 그대로 살리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완성된 게 아니라 아직도 진화하고 있거든요. 우리가 끌고 가지 않고 대중이 즐기는 대로 맡겨 보려고요.”

언제부터 컴백을 준비했나?
사실 관련 얘기는 예전부터 오가고 있던 터라 딱히 언제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사업이 본격화한 건 작년 초부터다. 일단 온라인에서 뿌까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확산하는 게 중요했는데 전문가들이 가세하고 시스템도 차츰 안정되면서 하반기부터 가속이 붙었다. 그리고 정지선 셰프님과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주목도가 확 올라갔다. 오랜만의 컴백인데 이에 걸맞은 쇼가 필요하다고 느껴 작년 중순부터 정 셰프님을 설득했다.
공백기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왜 없었겠나. 예전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수준에 그친다면 ‘노잼’일 게 뻔하지 않은가. 뿌까를 아는 기성 팬의 인식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젊은 층에 어필할 지점이 어딜지, 그래서 어떻게 보여줄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뿌까는 레드와 블랙이 원색에 가까울 만큼 컬러가 선명하다.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우린 이 부분에 집중했다. 강렬한 컬러를 바탕으로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 통할 수 있겠더라. 뿌까를 좋아하진 않더라도 누가 봐도 뿌까라고 알 만한 선명한 색감을 강조해 정체성을 유지하되 트렌디하게 보여주자는 전략이다.
사업 가능성을 예감한 순간은 언제인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1만 명을 모으는 게 정말 쉽지 않다. 그런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팔로워가 5만 명이 넘어간 걸 보고 ‘이거 되겠다’고 직감했다. 뿌까를 그리워하는 향수와 기대가 많다는 걸 느꼈으니까. 그리고 정지선 셰프님과의 콜라보레이션 팝업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예전의 뿌까 인형을 들고 온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그때 확신했다. 사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팝업 이후로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모멘텀이 생겼다. 이제는 전성기의 아성을 넘기는 어려울 순 있어도 시장에 큰 흐름을 만들어낼 순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새롭게 재개하는 이번 사업의 전략은 예전과 무엇이 다른가?
예전의 뿌까는 ‘이건 이래야 해’처럼 일종의 매뉴얼에 갇힌 캐릭터라고 한다면 지금의 뿌까는 뭐든 할 수 있고 변화하는 캐릭터로 바뀌었다. 뿌까는 어떻게 그려도 뿌까로 보일 만큼 디자인과 컬러가 단순하면서도 선명하다. 이런 강점을 최대한 살려 기본 정체성은 유지하되 대중의 취향이나 트렌드 흐름에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생각이다. 우리가 주도하지 않고 대중과 시장의 반응에 따라 흘러가면서 유연하게 접근하겠다. 예전의 관성이나 인식에 머물러 있거나 격, 룰을 깨지 않으면 시장에서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와 새로운 팬덤 사이의 접점을 어떻게 찾고 있는가?
굳이 접점을 찾으려고 애쓰진 않겠다. 기성 팬은 예전의 뿌까를, 새로운 팬은 지금 새로운 뿌까를 그저 보고 느끼는 대로 즐기게 하고 싶다. 다양한 상황, 다양한 모습, 다양한 형태를 통해 자기만의 뿌까가 있다는 걸 느끼게 하려고 한다. 우린 아직 정답을 모른다. 다시 돌아온 뿌까는 현재 완성된 게 아니라 진화 중이다. 대중의 반응을 보며 서서히 조금씩 드러나지 않게 변화를 주겠다.
올해는 어떤 활동에 집중할 건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방면으로 기획 중이다. 제품도 많이 나오고 행사나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인데 올해는 일단 오프라인 활동에 집중할 생각이다. 온라인에서 슬랩스틱 같은 코믹물이나 공감 콘텐츠를 많이 내놔도 현장에서 직접 만나는 스킨십이 없다면 충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대중에게 다가가 친밀도를 높이는 마케팅에 주력하겠다. 정 셰프님과의 마케팅 협업도 계속 이어간다. 대만에 티엔미미 매장을 여는데, 인테리어에 뿌까 디자인 요소를 많이 반영했다. 국내외 활동이나 이벤트에도 동참한다.
뿌까가 어떤 브랜드로 자리 잡길 바라나?
누구나 헬로 키티, 미키 마우스처럼 롱런하는 캐릭터가 되길 꿈꾼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하다. 캐릭터 소비주기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뿌까가 지금도 이 정도의 지명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대단하다고 새삼 느낀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뿌까를 떠올리는 사람이 딱 지금만큼만 있어도 감사하겠다. 뿌까 이름과 이미지가 떠오르고 잊히지 않는 캐릭터로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다. 계속 묵묵히 하다 보면 브랜드는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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