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상 서랍에서 우연히 의문의 편지를 발견하는 전학생 소리가 편지 속 힌트로 이어지는 다음 편지들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비밀스러운 우정을 섬세하게 그린 <연의 편지>가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166개국에 진출했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그림과 순수하면서도 찬란한 이야기를 품은 연의 편지에 해외 관객은 어떤 답장을 보내줄까.

개봉한 소회가 어떤가?
우선 투자와 배급에 힘쓴 롯데엔터테인먼트, 공동 제작에 참여할 기회를 준 스튜디오N과 스튜디오리코 모두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 우리에게 연의 편지는 단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한 시대를 통째로 담아낸 여정과 같았다. 수없이 방향을 바꾸고 쉽게 갈까, 포기할까 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완성하고 싶다는 신념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진심을 남기고 싶었던 작품이라 지금 이렇게 관객들이 공감하고 따뜻한 반응을 보여주는 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제작 과정에서 감독과 주고받은 피드백은 어떤 부분에 집중됐나?
우리는 리듬과 호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개연성을 최우선에 놓고 감정의 흐름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흘러가는지에 대해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흐름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면 현실감이 사라지니까. 특히 인물간 대사의 간격이나 눈동자의 움직임, 공기의 흐름까지도 함께 조율했다.

전통적인 2D 작화의 힘을 보여줬다는 호평이 많던데?
솔직히 효율성만 따진다면 2D가 3D보다 훨씬 어렵다. 하지만 이 작품은 ‘손으로 그린 감정’이란 콘셉트가 핵심이었다. 그래서 효율적인 기술보다 진심이 느껴지는 감성을 선택했다. 빛 번짐, 채색의 농도, 종이 질감 같은 아날로그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컷은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2D만이 가진 따뜻함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생각한다.

AKMU 이수현 씨에게 주인공 역을 맡긴 이유는?
이수현 씨는 목소리 자체에서 감정의 결이 느껴지는 아티스트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성장의 여린 순간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목소리를 찾았는데 이수현 씨 목소리는 마치 빛이 통과하는 유리창 같았다. 담백하지만 따뜻하고, 슬프지만 희망적인 그런 연의 편지의 정서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개인적으로 팬이기도 하다.

해외 관객도 빠져들 관람 포인트를 꼽는다면?
연의 편지는 한국의 감성을 가장 섬세하게 시각화한 영화로서 언어보다 감정으로 소통하는 작품이다. 한국적 정서와 미장센을 기반으로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보편적 감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특히 빛, 소리, 여백을 활용한 연출은 해외 예술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거라 생각한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연의 편지를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면, 이제는 그 가능성을 더욱 키우는 단계로 나아가려 한다. 현재 제작 중인 TV시리즈 밍꼬프렌즈로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시청자에게 즐거움과 위로를 전하려 한다. 세대 간의 공감과 일상의 웃음을 담았다. 씨엠씨미디어의 또 다른 정체성을 보여줄 프로젝트라 하겠다. 또한 시광대리인이란 작품으로 더욱 견고해진 빌리빌리와의 메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공동 제작 영역을 아시아 전역에서 넓혀 나가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OTT 시리즈나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꾸준히 만들고 싶다. 씨엠씨미디어는 늘 진심으로 작품에 임하는 스튜디오다. 우리가 만드는 건 단지 영상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의 기록이라고 여긴다. 한 장의 그림, 한 컷, 시퀀스 하나에도 진심을 담아 시간이 흘러도 누군가의 기억에 남을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그게 바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이유이자 씨엠씨미디어가 존재하는 이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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