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AI 창작 시대다. 하지만 대부분 그럴듯한 이미지 한 장을 만드는 데서 멈추곤 한다. 웹툰 연재를 꿈꾸며 AI의 도움을 받아 보지만 회차가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주인공의 얼굴, 따로 노는 배경의 분위기, 프롬프트 앞에서 막혀 버리는 스토리 때문에 포기하기 일쑤다.
김한재 강동대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과 교수가 지은 ‘나노바나나로 AI툰 제작하기’는 단순한 이미지 생성 기법을 소개하는 기술서에 그치지 않는다. 머릿속에만 있던 이야기를 실제 만화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기획부터 제작, 후반 작업, 출판 확장까지의 흐름을 안내하는 실전 가이드북이다.
나노바나나는 웹툰 제작의 고질적인 난제인 일관성 유지와 정밀한 제어에서 강점을 보인다.
AI툰의 성패는 AI가 1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주인공을 동일한 인물로 인식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이를 감각에만 맡기지 않고 성격, 외형, 말투를 구조화한 캐릭터 페르소나 시트와 고정 프롬프트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성이 유지되는 주인공을 만드는 라이 배경 역시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증폭시키는 무대다. 직접 찍은 일상 사진을 웹툰 풍 배경으로 변환하는 법, 투시를 유지한 채 스타일만 입히는 법, 같은 공간을 다양한 앵글로 재활용하는 편집 전략 등 배경 제작 시간을 크게 줄이면서도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노하우를 담았다.
이와 함께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 뛰고 있는 오타니의 자기 계발법으로 더욱 유명해진 만다라트 기법을 소개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이야기의 3막 구조를 통해 아이디어를 만화의 언어로 바꾸는 과정을 보여 준다.
또 제미나이를 활용해 대사와 지문을 다듬고, 장면의 리듬을 정교화하는 방법까지 단계별로 안내한다. 특히 알고리즘을 농락하는 비밀 코드가 아니라 최소한의 운영 원칙, 독자와 적당한 거리에서 대화하는 방법, AI에게 맡길 수 있는 일과 직접 해야 할 일을 나누는 감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저자는 “AI를 전지전능한 기계로 대하기보다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읽고 실행하는 성실한 스태프처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기획과 연출을 책임지는 감독이 되고, AI는 그 연출을 시각화하는 파트너가 되는 새로운 협업 모델을 제시한다.
월간 <아이러브캐릭터>에 ‘김한재 교수와 함께하는 AI 활용 가이드’ 칼럼을 연재 중인 저자는 2003년 뉴욕 SVA(School of Visual Arts)에서 만화 학사, 세종대 공연예술대학원에서 멀티미디어애니메이션 석사, 상명대에서 감성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만화·웹툰·애니메이션 전문가다.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한국애니메이션학회, 한국캐릭터학회, 한국여성캐릭터협회 등에서 이사로 활동 중이며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발간하는 ‘지금, 만화’의 집필진 및 발간 위원도 맡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생성형 AI로 웹툰 만화 제작하기, the AI GRAPHICS가 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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