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열전] 그린우드 안현지 PD, 최애 장르라면 단연 오컬트 호러죠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3 08: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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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애니메이션업계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투명한 비전, 강도 높은 노동량, 낮은 처우 탓에 애니메이션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줄고 있다. 그럼에도 어디선가 오늘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PD들이 있기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현장의 PD들을 만나 애니메이션을 향한 그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장인 정신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3월에 처음 방영하는 ‘신비할망’의 기획 전반과 시나리오, 아트워크 기획을 맡았다. 영화채널과 채널A에서 브랜드, 마케팅 영상 제작 PD로 일하며 방송과 콘텐츠 산업 전반을 경험했다. ‘기묘한 이야기’같은 오컬트부터 ‘나츠메 우인장’처럼 조용히 마음에 스며드는 이야기까지 좋아하는 장르와 관심사의 폭이 넓은 편이다. 요리가 취미인데 최근에는 ‘흑백요리사’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원래 애니메이션 PD를 꿈꿨나?

처음부터 PD가 되겠다고 딱 정해 놓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다만 아주 오래전부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야기를 완성하는 사람을 동경했던 것 같다. 애니메이션이 전공이라 자연스럽게 연출, 시나리오, 제작 전반을 접했는데, 이건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팀을 움직여 완성하는 작업이란 걸 깨달으면서 차츰 PD라는 역할에 매력을 느꼈다. 이후 방송사에서 일하면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시청자에게 닿는 전 과정을 경험했던 그 시간이 지금의 날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우회로처럼 보였던 경험들이 오히려 애니메이션 PD로서의 시야를 넓혀준 셈이었다.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에서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지금이 즐겁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는다면?

하나만 고른다면 ‘신비할망’이다.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서 그런지 애정이 깊다. 제작 전반에 깊이 관여한 작품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이야기를 꼭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던 프로젝트였다. 작품 속의 ‘요요’라는 고양이는 실제로 내가 키우는 고양이 ‘요다’에서 모티브를 얻은 캐릭터다. ‘요다’가 어느새 열한 살의 노묘가 되어 걱정이 많다. ‘요다’가 영원히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그런데 고양이 집사다 보니 고양이 캐릭터들의 비중이 커져버렸다.(웃음)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 아쉬운 순간은 언제였나?

가장 뿌듯한 순간이라면 역시 완성본을 처음 봤을 때다. 머릿속에만 있던 장면이 소리와 움직임을 갖고 살아 움직이는 순간은 몇 번을 경험해도 새롭고 큰 기쁨을 느낀다. 반대로 아쉬운 순간은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한컷만 더 다듬을 수 있었더라면’하고 계속 마음에 남는 지점들이 생길 때다. 애니메이션은 늘 시간과 예산, 현실적인 조건과 타협해야 하는 작업이라 그런 간극에서 오는 아쉬움은 항상 존재하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

결국은 이야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누군가의 하루를 위로하기도 하고, 어떤 순간에는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지 않은가. 나도 언젠가는‘장송의 프리렌’, ‘나츠메 우인장’처럼 슬픔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판타지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그리고 ’누군가는 꼭 이 이야기를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다시 작업실에 앉게 만드는 가장 큰 동력이다.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이야기가 있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단연 오컬트 호러다.(웃음) 초자연적인 소재와 인간의 감정, 믿음과 공포가 결합한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단지 무서운 이야기보다 ‘우리는 왜 두려워하는가’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 한편으로는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다루는 이야기에도 끌린다.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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