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아트웍 조이 작가, <몽룡> 타고 예술과 캐릭터 경계 넘나들어요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5-12-30 08: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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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오래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동물들. 지금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사라진 존재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불러낸다. 조이 작가는 멸종한 동물, 신화와 환상 속의 동물들을 회화, 패브릭,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예술이 가진 깊이와 캐릭터가 가진 확장성으로 작품 세계를 넓혀가려는 그녀의 작업실을 들여다 본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패브릭 조형과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신화 속 동물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어릴 적부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탐험하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은 그 세계를 더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이야기와 캐릭터로 확장하고 있다. 내 작업은 언제나 손끝에서 시작되는 감정의 기록이다. 천의 질감, 실의 결, 손의 움직임을 통해 ‘살아 있는 존재’를 만든다. 그런 다음 2D와 3D로 세계를 확장한다. 최근에는 몽룡, 12지신(열두 띠), 그리고 조용한 괴물들을 중심으로 예술과 캐릭터 IP를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품 세계가 독특하다. 신화 속 동물에 주목한 계기가 있었나?

어릴 때부터 미지의 세상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생각을 현대적인 판타지 서사로 발전시키고 싶었다. 신화 속 동물은 항상 두려움과 호기심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줬다. 그 감정의 진폭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책 속의 그 존재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싶어 지금 우리의 감정과 언어로 다시 불러냈다. 신화는 오래된 이야기 같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 담겨 있고 지금 시대의 사람들에게도 유효하다고 믿는다.



패브릭 조형이 이채롭다. 그림 대신 조형으로 표현한 의도는?

패브릭은 따뜻한 물성을 가진 재료다. 손으로 만지고 꿰매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감정적 행위라서 캐릭터에게 자연스럽게 살아 있는 결이 생겨난다. 신화 속 존재들은 강하고 두려움을 주는 모습으로 기억할 텐데 난 그들의 여린 마음과 표정을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감정은 손으로 만드는 조형 과정에서 더 잘 드러난다고 느꼈다. 패브릭 조형은 단지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그 안의 존재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몽룡>이란 캐릭터를 떠올린 건 언제였나?

몽룡은 꿈꾸는 용인 몽룡을 비롯해 다섯 마리의 신수를 모은 캐릭터 브랜드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겠다. 특정 동물을 기획했다기보다 신화 속 동물들을 뭘로 표현할지 재료를 고민한 적이 있다. 독특함을 추구했기에 드로잉이나 페인팅보다 무언가 차별화된 재료가 필요했다. 그러다 각각의 천이 지닌 특성을 알아가면서 형태의 특징을 떠올리는 작업을 이어가다 순간적인 아이디어 스케치를 포착하는 과정에서 몽룡이 등장했다. 다섯 마리 신수 모두 그렇게 아이디어 스케치를 거쳐 다양한 천을 접목해 만들었다. 의도적으로 캐릭터화를 시도한 게 아니라 오브제들을 활용해 오래전부터 구상한 세계를 실제로 구체화한 거다. 몽룡을 통해 상상을 실현한 셈이다.



순수예술에서 캐릭터라는 대중문화로 눈을 돌린 배경이 궁금하다

순수예술 작품을 전시할 때마다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예술이 먼 곳에 있는 어려운 문화가 아니라 가까이에서 자주 접할 수 있고, 이를 더 많은 사람이 즐길 방법이 뭘지 고민했다. 그런 생각이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더라. 그래서 예술과 캐릭터의 경계를 좁히는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스토리 기반의 캐릭터는 예술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애니메이션, 그림책, MD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다. 이게 작품 세계를 확장하는 적합한 방식이라고 느껴 IP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두 분야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뭔가?

공통점은 결국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작품이든 캐릭터든 세계를 설계하고, 그 안의 존재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고민하는 과정은 똑같다. 차이점이라면 표현하는 방식의 폭이 다르다. 순수예술은 고도의 개인성을 중심으로 감정과 철학을 깊이 탐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캐릭터는 관객과 시장을 고려한 전달 방식의 조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두 영역 모두 한 세계를 오랫동안 깊이 들여다보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서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예술이 가진 깊이와 캐릭터가 가진 확장성을 함께 추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더욱 확신이 생겼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이어 나갈 생각인가?

앞으로도 이야기가 있는 존재들을 만들어 가고 싶다. 우선 예술적으로는 패브릭 조형과 페인팅을 결합한 작업을 중심으로 하나의 주제를 밀도 있게 보여주려고 한다. 일종의 연작이다. 여기에 그림책, 애니메이션, MD 등을 통해 대중성과 확장성을 강화하려고 한다. 현재 에이전트와 라이선시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화 속 동물들 특유의 감성을 세계인에게 전하는 브랜드로 키워 나가는 것이 목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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