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이로 즐기는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는 건, 시간이 흘러 기술과 플랫폼이 변해도 캐릭터를 즐기려는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애니메이션에 머물지 않고 시청자의 일상과 다양한 놀이 속으로 스며들어야 오래 사랑받는 IP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전유혁 와이그램 대표는 애니메이션이 생명력을 가지려면 시청자가 즐기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애코와 친구들 수리수리 넘버랜드>는 우리가 추구해 온 '놀이와 학습 또는 게임의 결합'이라는 방향성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증명해 준 소중한 작품이다. 특히 아이들이 화면을 바라보는 걸 넘어 수학적 개념과 놀이 요소를 자연스럽게 체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이를 통해 더 큰 가능성을 발견했다. 애니메이션 한 편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게 아니라 시청자가 게임이나 다양한 디지털 경험으로 더 깊이 몰입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고민이 차기작인 <버그니아: 좀팡이의 습격>과 <별빛요리사 노바>를 기획하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가장 큰 차별점은 IP의 확장성과 게임 세계관의 결합을 기획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전작이 교육적 의미와 놀이의 조화에 집중했다면, <버그니아>는 이야기 구조에 오픈월드 RPG에서 느낄 수 있는 탐험과 성장, 캐릭터별 고유 능력, 미션 수행 같은 문법이 들어 있다. 특히 방영에 그치지 않고 게임, 디지털 아이템, 쇼트폼 등 다양한 포맷으로 곧바로 확장할 수 있게 캐릭터마다 뚜렷한 개성을 부여했다. 시청자들이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를 응원하고, 다양한 채널에서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종합 디지털 IP로 진화했다.

<별빛요리사 노바>도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지향하는데. 기존 작품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
<별빛요리사 노바>는 음식이라는 친숙한 소재와 AI 기술이라는 제작 혁신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프로젝트다. 우주 속 다양한 행성을 여행하며 서로 다른 문화를 만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다름'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AI를 단순 인력 대체가 아닌, 창작자가 더 많은 비주얼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험하고 구현해 보는 도구로 쓰고 있다. 덕분에 다양한 행성과 캐릭터, 식문화를 시각적으로 풍부하게 보여 주면서 제작 효율성도 높여 하나의 IP 안에서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 수 있었다.
팬덤을 유인하는 와이그램 IP들의 매력 포인트는?
미디어 간의 경계를 넘어 소비자가 참여하고 확장하는 세계관의 여백이라고 생각한다. 미디어 이론가 헨리 젠킨스가 말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핵심처럼, 이제 대중은 더 이상 하나의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쇼트폼으로 직관적인 재미를 즐기고, 게임이나 디지털 공간에서 캐릭터와 소통하길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IP를 이용한 쇼트폼과 게임 콘텐츠를 동시에 만드는 거다. 최근 쇼트폼이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 방법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분석 중이다. 우리의 IP는 캐릭터와 세계관이 특정 플랫폼에 갇히지 않고, 시청자의 일상과 다양한 놀이 채널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이 직접 캐릭터와 관계를 맺고 지지하는 유대감이 탄탄한 팬덤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놀이로 즐기는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는 이유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제 애니메이션은 완결된 결과물이라기보다 세계관과 캐릭터를 세상에 선보이는 출발점에 가깝다. 시청자가 머무는 플랫폼은 유튜브, 게임, SNS 등으로 끊임없이 다변화하고 있다. 놀이로 즐기는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는 건 기술과 플랫폼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대중이 캐릭터를 몸소 경험하고 즐기는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게임-디지털 콘텐츠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오랫동안 사랑받는 생명력 있는 IP를 만들려고 한다.
타깃층을 높인 애니메이션 제작도 구상 중인가?
글로벌 패밀리 및 키즈 시장에서 우리만의 확실한 색깔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AI 기술 도입과 제작 파이프라인의 고도화가 더 넓은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다. 실제 자체 AI 제작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앱 AMES를 직접 개발해 제작 고도화를 실현하고 있다. 우리가 쌓아 온 게임 세계관 구축 노하우와 AI 기반의 효율적인 제작 시스템은 향후 청소년이나 영 어덜트(Young Adult) 타깃까지 포섭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기술과 포맷에 경계를 두지 않고, 매력적인 스토리와 세계관이 통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언제든 하이 타깃을 위한 깊이 있는 콘텐츠 제작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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