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캐릭터 - 경자년에 빛난 독립애니메이션 11편

2020년 두각을 나타낸 독립애니메이션 작품을 선정하는 제3회 애니메이션 어워즈에서 장나리 감독의 아홉 살의 사루비아와 박지연 감독의 유령들이 감독상과 작품상을 차지 했다.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는 총 94편의 작품 중 엄정한 심사를 거쳐 감독상 등 총 11개 부문에 대한 수상작을 선정해 지난 12월 12일 서울시 중구 CGV명동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다. 

감독상을 받은 아홉 살의 사루비아는 자신의 죄를 마주한 아이를 통해 죄와 벌, 삶과 죽음, 욕망과 수치, 그리고 불확 실성 사이에서의 혼란을 그렸다. 

작품상을 수상한 유령들은 삶에서 무언가를 잃고 유령이 돼버린 두 연인의 일상을 실험적인 이미지와 영상으로 표현했다. 

이번 심사는 청강문화산업대 나기용 교수, 애니메이션 연구가 나호원 감독, 정다히, 정승회, 조예슬 독립애니메이션 감독들이 맡았다. 

심사위원단은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거나 예기치 못한 웃음을 전해주는 작품, 엄청난 노고가 엿보인 작품 등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11편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며 “선정작들은 매력적인 세계관을 표현했거나 감독 자신의 역량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고 총평했다

감독상 장나리 _ 아홉 살의 사루비아(2020, 6분 39초) 

아홉 살 소녀 누구가 사는 동네에는 아이 옆에서 에로 비디오를 보는 아빠, 초등학교에서 성추행을 일삼는 노인이 살고 있다. 어느 날 누구는 슈퍼에서 과자를 훔치다 주인아 줌마에게 들킨다. 누구는 손에 쥐고 있던 사탕 값 100원을 내고 도망치듯 가게를 나온다.

삶의 권태에 빠진 나머지 유령이 된 그들을 까마귀가 노리고 있다.

혼자 공상하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 강아지 로씨는 멋진 공연을 하는 것이 꿈이다. 소심하고 실수투성이인 로씨가 그를 응원해주는 친구들과 함께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제사는 조상을 기리는 한국의 전통이다. 작가는 부모님과 이 같은 전통에 대해 대화해보려 하지만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주인공 김 일병은 군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큰 화상을 입게 된다. 이후 1년 가까이 이어진 고통스러운 치료의 시간을 버텨내고 마침내 붕대를 푸는 날을 맞는다.

시공간의 메모리가 꽉 차 우주가 멈췄다. 신은 우주를 더 작은 시공간에 복사하며 모든 것을 다운그레이드하는 가운데 조각가는 추상과 반추상의 조각에 대해 고민한다.

어른들은 밭일을 나가고 혼자 집을 지키고 있던 일곱 살 소녀 보리는 엄마 심부름으로 냇가에 소를 데리고 간다. 심심해하던 보리는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하며 주변을 살핀다.

명장면상 에릭 오 _ OPERA(2020, 8분 55초) 

인류 역사의 계층, 문화, 종교, 이념간 갈등을 담은 작품이다. 많은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낮과 밤이 전환되면서 각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명대사상 정연주 _ 집나방(2020, 10분 41초) 

엄마는 결혼 후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면서도 작가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어느 날 일상의 고단함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깊은 상실감과 함께 잠에 빠져든다. 잠에서 깨어난 엄마는 별안간 나방으로 변해 있었다.

특별상: 찰떡케미상 이주환 _ 침묵 007빵(2020, 3분 2초) 

늦은 밤 한 입시 미술학원. 세 명의 입시생이 선생님 몰래 침묵의 007빵 게임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별똥별이 하늘에 잠시 나타나자 주인공의 머릿속에는 불현듯 어두운 생각들이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고 그런 우울한 감정이 춤추는 꽃 인간으로 형상화된다. 우울함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꽃 인간을 만들어내 세상을 멸망시키는 운석이 떨어지길 춤추며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