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캐릭터 - 지금은 뉴트로 전성시대

우리는 머릿속에 기억된 디자인으로 그때 그 시절의 상품을 추억한다. 디자인의 힘은 막강하다. 그림이나 로고는 물론 글씨체, 광고문구 등도 사진처럼 하나의 이미지로 뇌리에 남아 있다. LG전자의 레트로 마케팅은 이런 점을 정확히 겨냥했다. LG전자는 새로운 폼 팩터(form factor, 하드 웨어의 구성이나 배열) ‘ LG 윙’ 의 사전 판매를 진행하는 LG유플러스를 통해 한정판 ‘골드스타(Goldstar) 레트로 패키지’ 를 증정했다. 패키지는 폰 케이스, 에코백, 스티커 팩으로 구성돼 있다.

폰 케이스에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의 왕관 로고와 함께 ‘골드스타 리미 티드 에-디숀’ 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고 상단과 하단에는 복고풍의 무늬가 그려져 있다. 에코백에도 금성사의 슬로건인 ‘기술의 상징’ 과 유명했던 광고 문구인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가 적혀 있다. 스티커팩에는 금성사 시절의 히트상품인 하이테크TV, 금성세탁기와 함께 LG전자의 히트 상품인 아이스크림폰, 롤리팝폰의 스티커가 들어 있다.

아예 그때 그 시절에 썼던 물건을 부활시켜 당시의 감성을 그대로 전하는 사례도 있다. 디지털 음원과 스트리밍이 대세인 음반시장에는 LP와 카세트테이프가 다시 등장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은 싱글앨범 ‘다이너마이트(Dynamite)’ 를 카세트테이프로 발매했다. 가수 백예린, 장윤정, 양준일, 신승훈, 방탄소년단 등은 정규 및 스페셜 앨범을 LP로 내놨다.

동서식품은 1980~90년대 감성을 담은 ‘맥심 커피믹스 레트로 에디션’ 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따뜻한 색감과 예스러운 글자체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세-트’ ‘있읍니다’ 등 과거 맞춤법을 사용해 복고 감성을 살렸다. 여기에 1990년대 맥심 커피 판촉물로 인기를 끌었던 빨간색 보온병과 옛 맥심 로고가 박힌 머그컵 등 스페셜 상품도 옛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한다. 기업들은 강렬한 브랜드 디자인으로 자신들의 업종과 상관 없는 제품을 만들어 참신한 재미를 선사하는 방식을 많이 선호하는 듯하다.

‘곰표 밀가루’ 로 유명한 대한제분이 식음료, 화장품, 의류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진행해 성공을 거둔 것이 대표적이 다. 녹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쓰인 곰표 로고가 들어간 제품은 이제 식품매장 밖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대웅제약은 신원그룹의 캐주얼 브랜드 지이크(SIEG)와 협업해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 디자인을 접목한 티셔츠와 슬리퍼, 양말을 내놨다. 우루사 하면 떠오르는 곰 모양 로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일화는 자사 음료 맥콜의 디자인을 담은 슬리퍼를 공개했 다. 한정판으로 특별 제작된 맥콜 슬리퍼는 파란색과 노란 색의 맥콜이라는 한글이 그대로 적용됐다. 촌스러움이 구매를 유도하는 포인트다.

삼양식품이 나라홈데코와 협업해 삼양라면 로고가 들어간 베개, 이불 등침구류와 슬리퍼를 내놓은 소식도 화제를 모았 다. 삼양라면이란 글자가 식품의 이름이 아닌, 디자인으로 활용된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빙그레는 가수 지코를 모델로 스낵 꽃게랑 로고를 활용해 티셔츠 2종, 반팔 셔츠, 선글라스, 미니백 2종, 로브, 마스크 등 한정판 상품을 선보였다.

매일유업은 서플라이디멘 드의 캐주얼 브랜드 본챔 스와 함께 스페셜 에디션을 만들었다. 매일유업은 1970년대 판매했던 우유 제품 디자인과 2018년 출시해 지금껏 판매 중인 매일우유 후레시팩 디자인이 적용된 후드, 맨투맨, 플리스 등의 의류와 담요, 폰 케이스를 내놨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출시 70주년을 맞아 반세기가 넘는 동안 변화한 병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노트, 엽서, 메모지 등의 문구류, 배지, 컵, 마그넷 오프너 등을 출시했다. 시대별 유행했던 디자인 패턴과 색감을 반영했다. 또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을 빌려 전혀 다른 상품을 만들기도 한다

편의점 GS25는 대상그룹이 만든 미원 맛소금의 상품 디자인과 재료를 활용한 ‘미원 맛소금 팝콘’ 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미원 맛소금을 사용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살린 팝콘으로 ‘미원 맛소금’ 의 고유 서체와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다. 또한 GS25는 돼지고기김치볶음, 옛날 소시지, 문어 모양 소시지, 계란말이 등을 담은, 1970년대 당시의 감성을 살린 ‘그때 그 도시락’ 을 출시하면서 탄산음료 오란씨와 함께 ‘오란씨 양은도시락’ 을 증정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