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2000년대 초,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엽기에 가까운 참신함으로 인기를 끌던 시절 달묘전설은 예측 불가능한 연출과 탄탄한 스토리로 사랑받았던 대표 플래시 애니메이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완결되지 않은 채 무수한 ‘떡밥’만 남겨두고 연재 중단돼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그런 달묘전설이 지난 2016년 좀바라TV에서 ‘달묘전설 라이프’라는 새로운 시리즈로 컴백했다. 그동안 달묘전설과 이드냐 감독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독자들에게 소개를 부탁한다

달묘전설 애니메이션을 기획, 제작, 감독한 안세현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드냐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2000년대 초 달묘전설을 선보였고, 임진외전, 제트킬러, 내추럴 본 액터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공백기가 길었지만 2016년 좀바라TV를 통해 10여 년 만에 달묘전설 라이프를 발표해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팬 분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공백기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달묘전설 오리지널이 인기를 얻자 이를 활용해 사업을 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하지만 결국 제대로 된 일은 없었고, 악화되기만 하는 상황에 회의감을 느껴 애니메이션을 잠시 놓았었다. 그렇지만 결국 포기할 수 없었고, 차라리 이를 기회 삼아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유학을 다녀왔다.

좀바라TV에서 달묘전설 라이프를 선보인 이유는?

한국에 돌아와 웹툰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하던 중 좀바라TV의 김광회 PD님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해보지 않겠냐고 제의해 주셨다. 처음에는 파일럿 작품 한 편이었는데 나중에는 장편 애니메이션 지원사업에 신청해볼 것도 제의해주셨다. 장편이라면 다시 달묘전설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준비 끝에 지원사업에 선정돼 이렇게 달묘전설 라이프를 만들 수 있었다. 달묘전설 라이프를 만들 수 있기까지 국내 유일의 웹애니메이션의 유일한 플랫폼인 좀바라TV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한다.

달묘전설 라이프는 어떤 작품인가?

2000년대 초 제작했던 달묘전설 오리지널 9편 사이에 있어야 했던,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다. 사실 달묘전설은 처음부터 50부작으로 기획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스토리 진행이 더디다’는 의견이 있어 생각보다 급하게 진행했고, 그러면서 캐릭터 간 관계라든지 상황의 변화, 복선 등이 제대로 설명되지 못했다. 달묘전설 라이프는 그 부족했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사실 이제야 달묘전설의 시놉시스 중 오프닝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끝났다고 할 수 있겠다.

팬들이 기다려온 달묘전설의 매력은 무엇일까?

서로를 죽이는 데 거침없는 토끼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가족의 전형성을 깼던 것이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두 화목하기만 한 것은 아닌데 우리 사회의 분위기상 이런 이야기를 표출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화목하지만은 않은, 그렇지만 가족임은 분명한 달묘가족을 통해 좀 더 솔직한 모습들을 보이려고  한 게 매력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그리고 당시 애니메이션의 전형적인 문법을 따르지 않은 스낵컬쳐 풍의 재미를 위주로 한 신선한 연출 덕분에 더욱 인기를 얻었던 것 같다.

달묘전설 라이프의 스토리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이번 달묘전설 라이프에서는 둘째가 아빠의 친딸이 아니라는 게 밝혀진다. 오리지널을 본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사실 구박을 가장 많이 받은 건 첫째나 막내니까. 어쩌면 첫째나 막내도 친자식이 아닐지도…? 또 죽은 줄 알았던 엄마는 살아 있고, 직녀와 옥황상제의 관계도 여전히 비밀스럽기만 하다. 아직 전체 분량의 3분의 1 정도밖에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얘기를 풀어낼 순 없지만, 이런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며 관객들이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길 바랐다.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를 다룬 작품이지만 개그를 버무려 재미를 더하고 감동도 주고자 했다.

목소리 연기를 직접 하는 이유가 있는지?

한 번 성우를 기용해볼까 생각해본 적이 있었는데, 테스트를 해보니 오히려 내 작품과의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달묘전설에는 내가 한 날것 느낌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웃음) 다만 이번에는 직녀 캐릭터를 박혜진 성우가 맡아 달묘전설에서 볼 수 없던 격 높은 연기를 보여주셨다.

달묘전설 라이프를 연출하면서 무엇을 가장 신경 썼는가?

우선 오리지널이 워낙 복선 투성이였다. 흔한 말로 ‘떡밥’이 무척 많았다. 스토리를 진행함과 동시에 복선을 제대로 회수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 작품의 퀄리티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서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처음에는 달묘전설을 재밌게 만들자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사이 본격적으로 공부도 했고, 많은 것이 부족했다는 걸 새삼 느끼면서 그림이나 배경, 효과 등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였다. 그러면서도 예전처럼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작품을 위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했다.

달묘전설 다음 계획이 궁금하다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어 당장 다음 작품을 시작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의 입장으로서 또 감독으로서 새롭게 달묘전설을 보기 시작하는 팬들을 고려해 본다면, 달묘전설의 남은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새롭게 만드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 오리지널 달묘전설과 이번 라이프 시리즈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리부트하고 남은 이야기를 같은 톤으로 이어나가고 싶다. 예전의 자유분방함과 지금의 퀄리티에 대한 욕심의 가운데서 잘 타협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작품을 한창 연재하던 중에 갑작스레 홈페이지를 접어 실망하신 분이 많았을 것이다. 그 후에도 텀블벅에서 모금활동도 해봤지만 결과적으로 기대를 저버리기만 한 것 같아 죄송하다. 그래도 여전히 달묘전설을 기억하고 있다면 첫사랑처럼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달묘전설은 앞으로 반드시 다시 팬 여러분과 만날 것임을 약속드리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18.12월호 
<남주영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추천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