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Sigh of sighs(한숨)로 세계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김보성 감독을 만났다. 대학원 졸업 작품으로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축제로 꼽히는 앙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과 자그레브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동시 초청되며 화제를 모은 김 감독. 2014년 인디애니페스트 새벽비행상 수상으로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의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자.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한숨이라는 작품이 운 좋게 앙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과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초청받게 됐는데, 이를 계기로 아이러브캐릭터 독자들과 만나게 돼 반갑다. 애니메이션 감독을 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운명이었던 것 같다. 사실 대학교에서 애니메이션 학과를 전공하긴 했지만 애니메이션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일러스트레이션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애니메이션이 재밌고 신기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감독이 돼야겠다는 확신은 대학교 졸업 작품 Dis cover를 제작하면서다. 멀게만 느껴지던 애니메이션이 그 작업을 하면서 어느새 친근해졌다. 그 뒤로 지금까지 애니메이션과의 인연이 계속되고 있다.

대학원 졸업작품 한숨이 두 영화제에서 경쟁작으로 선정됐다. 국제 애니메이션축제에 참가해보니 어땠나?

운이 좋았다. 수상은 못 했지만 참가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현장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고 돌아왔다. 졸업 작품 섹션에 초청받았다 보니 전 세계의 젊은 애니메이션 감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같은 섹션의 작품들을 빼놓지 않고 관람했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하나의 자극제 같았다고나 할까? 재밌고 새로운 느낌을 많이 받았던 좋은 경험이었다.

한숨은 어떤 작품인가. 영화에 관해 설명해달라

한숨은 ‘무책임한 정부와 윤리가 실종된 언론이 공존하는 나라에서 그에 대한 피해는 누가 받는가?’에 대한 질문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한숨을 작업할 당시를 생각하면 설명하기 쉽다. 2016~2017년, 한동안 우리나라는 답답하고 우울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사회적인 이슈도 그렇지만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 모습을 보며 느낀 것들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우울하고 답답한 사회를 고래가 표류하는 한강의 모습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작품을 만들기까지 ‘이 이야기를 해도 되나?’라는 고민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다른 작품을 하려고 수도 없이 고민했지만, 이 이야기를 풀지 않고서는 다른 작품을 할 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결국 ‘한숨’이라는 작품을 만들게 됐다.

<Dis cover>

<Dis cover>

<Dis cover>

<Sigh of sighs(한숨)>

<Sigh of sighs(한숨)>

<Sigh of sighs(한숨)>

작품의 색깔이 다양하다. Dis cover는 음악, 한숨은 정치, 풍자, 코믹 아닌가? 작품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작품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다양한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상업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작품을 만들려고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평상시 “이거 세계 최초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묻어나오는 것 같다. 작품을 보는 팬들도 상업 필름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작품으로 봐주고 작품에서 작은 메시지라도 얻어갔으면 한다.

작업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작품마다 다르다. 스토리나 메시지가 중요한 작품이 있고, 태도, 분위기, 아트워크 등 작품마다 중점을 두어야 하는 작업이 모두 다르다. 감독으로서 이러한 작품 콘셉트를 잘 파악하고 작업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굳이 그림을 감독이 직접 그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림은 그 작품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작가가 그리면 된다. 그 좋은 그림을 가지고 완성도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 감독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신치림

<그래도 크리스마스> 윤종신

<마지막 순간> 윤종신

한숨을 작업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표현 방법이다. 세련되지 않은 거친 느낌을 담고 싶었다. 우울하고 답답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분위기는 밝지 않게, 어둡고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그때 당시 사람들의 시선으로 본 서울의 풍경과 느낌을 그대로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해 작품의 배경인 여의도를 비롯해 서울 곳곳의 장소를 여러 번 다녀왔다.
실제 장소를 뻔하지 않은 레이아웃으로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

윤종신의 ‘마지막 순간’에 애착이 많이 간다. 감독으로서 여러 가지로 변화할 수 있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나는 대중들과 소통하기 어렵고,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한숨이라는 작품도 그렇지만 주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작품, 대중적인 관심을 끌기 어려운 작품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통해 처음으로 내가 던진 공을 사람들이 잘 받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유튜브의 댓글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내 작품에 공감해주고 전하는 의미를 오롯이 이해해준다는 것을 느끼면서 애니메이션 작업에 더 흥미를 갖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말해달라

비판적인 성격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주변을 보다가 불만이 생기면 거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편이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지금은 스토리를 쌓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 또 정반대로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을 준비 중이다. 기회에 따라 나오는 작품은 달라지겠지만 작품을 위한 고민과 노력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는 정하지 않았으나 지금처럼 애니메이션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 어떤 작품이 남고 내가 어떻게 기억될진 모르겠지만 50대의 김보성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길 바란다.

김보성 감독

·<Sigh of sighs(한숨)> (2017)
·<지금> (2017)
·<마지막 순간> (2017)
·<그래도 크리스마스> (2016)
·<탈진> (2015)
·<Dis cover> (2014)
·<경 삽입애니메이션> (2009)
·<먼지> (2008)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18.09월호 
<김민선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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