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린다와 우체통’ 이란 그림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작가는 마음에서 잊힌 빨간 우체통을 통해 특유의 상상력과 감성으로 아득한 기억 속 감정들을 불러온다. 작가는 오롯이 한 컷 한 컷 이어지는 그림으로만 감동을 전하며 단순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로 더없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있던 무언가를 생각나게 하는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린다의 신기한 여행’ 으로 거듭나 KBS 1TV에서 방영되고 있다. 이 작품은 호기심 가게에서 다양한 물건을 본 린다가 변신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른들의 그림책 주인공에서 아이들의 동화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된 린다. 원작자 정종해 작가에게 그림책 속 린다와 애니메이션 속 린다의 차이를 물었다.

.

083-098수정

 원작에서 주인공 린다를 통해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하려 했나?

린다는 우리가 잃어버린 그 무언가를 찾아주는 소녀다. 그 무언가는 동심이나 초심, 사랑, 우정, 정직, 믿음, 환상, 꿈 등이 될 수 있다. 린다는 바쁜 일상에 치여 포기하거나 잃어버렸던 소중한 가치들을 되찾아주며, 한 번 밖에 살지 못하는 인생을 포기하지 말고 꿈꾸는 대로 살아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원작의 원제목은 ‘Strong girl Linda’ 다. ‘ 린다의 우체통’ 이란 제목은 한 에피소드의 부제에 가깝다.

글 없이 그림으로만 구성한 이유가 궁금하다

20년간 글 쓰는 연습을 많이 했고 글이 담긴 그림책도 만들었다. 하지만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혀놓은 것처럼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보는 이나 만든 이가 부끄러워질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글을 넣지 않기로 했다. 린다를 세상에 내보내야겠다는 마음이 강했고 린다에게는 굳이 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림에 집중해 린다와 함께 키득대며 놀아보기로 했다. 블로그에 몇 편을 올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책으로 만들게 됐다.

.

.

.

.

.

.

.

083-098수정

탁툰엔터프라이즈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중앙애니 메이션 대표로 있는 대학 동창의 주선으로 만나게 됐다. 린다를 해외에 소개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탁툰엔터프라이즈에서 그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해서 같이 일하게 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나?

아트디렉터 역할을 담당했다. 쉽게 말해 주요 등장인물과 각 시나리오별 배경 등을 설정하고 다듬는 일이다.

린다와 우체통을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이유가 있나?

그림책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출간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대상 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그림책과 방향성이 다르다. 또 대사가 있고 특별한 장소와 에피소드별 주제도 명확히 정해져 있다. 애니메이션의 기본 포맷은 책의 성향을 닮아 있지만 사실상 전혀 다른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

.

.

.

.

.

083-098수정

 .
083-098수정 083-098수정 083-098수정 083-098수정 083-098수정 083-098수정 083-098수정 083-098수정 083-098수정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어떤 부분을 공유하고 어떤 부분을 변주하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요청한 것은 원작의 사랑스러운 느낌을 유지해달라는 것이었다. 따뜻함, 편안함, 자유로움, 미소, 엉뚱발랄함 등의 느낌을 토대로 미소 짓게 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또린다가 원하는 대로 변신할 수 있다는 설정도 비슷하다. 그런데 친구가 등장하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소가 특정되는 것은 원작과 다르다. 원작에서는 린다만이 주인공이며 나머지 인물은 부차적인 배경 같은 존재에 불과했다. 린다에 게는 모든 것들이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친구를 설정하지 않았다. 더욱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린다의 행동과 사건만이 중요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친한 친구가 등장하고 린다의 이모가 운영하는 호기심 가게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설정이 가미됐다.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는가?

구상 중인 차기작은 아주 많다.(웃음) 그러나 머릿속에 있는 건 무용지물이다. 세상에 나올 수 있게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중요한 것은 내가 그림을 계속 그린다는 것이다. 앞으로 그림책이나 만화책을 만들 수도 있고 회화를 그릴 수도 있지만 그리는 과정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

083-098수정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동심, 초심, 사랑을 내팽개 치지 않았으면 한다. 어느 노랫말처럼 가끔 꺼내 먹을 수있을 만큼만 가까이 두길 바란다. 사랑한다는 말도 잊지 말자.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는 더욱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 한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크레디트가 흐를 때, 창작하고 제작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한 번만 생각해주길 바란다.

10분짜리 애니메이션이라도 수십 명의 생각과 손을 거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는 것을 잊지 않길 당부드린다.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1.1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아러캐 사각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