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미국 원작소설 옵션 계약 이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인 작품

이번 호에서는 영화, 애니메이션, 원작 콘텐츠 등으로 북미에 진출하기 위해 미리 알아두면 좋을 계약의 종류와 그 기본 형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계약서 작성과 그의 법률적 검토는 당연히 변호사의 영역이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발굴, 개발, 투자 모집, 완성 및 수금에 이르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해야 하는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모든 계약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야만 한다.

20년 이상을 한국 또는 아시아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중요하다고 느낀 것이 있다면 바로 계약에 관한 것이었다. 물론 문화적 차이, 또는 적지 않은 비용상의 문제 때문에 규모가 작은 콘텐츠 제작사들은 변호사를 고용하기가 쉽지 않다. 또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응 가능한 전문 변호사가 부족하다는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근래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IP 관련 회사들에게 자문을 제공하면서, 또 매체에서 분쟁 관련 소식을 종종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반드시 알아두면 좋은 계약의 종류와 기본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계약의 시작은 NDA

광범위한 전체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전체(기획, 개발, 투자, 제작, 배급 판매 등 전 과정) 커버하는 것은 필자의 능력을 벗어나는 것이니 영화, 애니메이션, 원작 IP 분야에 관련된 사항들을 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자 처음으로 접하는 것이기도 한계약서는 바로 NDA 또는 Confidentiality Agreement라고 불리는 비밀유지 각서다. 상대방과 처음으로 관련 정보를 교환 또는 전달하기 전에 체결해야 하는 첫 번째 문서다.

미국 원작소설 옵션 및 판권 구매 이후 현재 제작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Shopping Agreement와 Option Agreement

물론 콘텐츠의 성격, 협의 진행 단계와 목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초기에 가장 많이 진행되는 계약의 형태인 우선 쇼핑 계약(Shopping Agreement)과 옵션 계약(Option Agreement) 을 살펴보자.

쇼핑 계약은 콘텐츠 원작 등 저작권 보유 또는 창작자로부터 일정 기간(통상 할리우드는 6~12개월 이내) 동안 상대방에게 해당 콘텐츠나 원작 소스 등을 영업, 투자유치, 판매, 제작사 유치 활동에 독점적 쇼핑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에 관한 계약이다.

상대방의 과거의 실적과 평판을 보고 권리를 부여하되 기간내 실적에 따라 연장 여부를 정하고 다음 단계의 계약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할리우드에서 아주 보편화된 초기 관계 설정으로서 해당 콘텐츠의 일차 시장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에 초기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상호간에 큰 부담이 없는 좋은 방법이다. 필자의 회사도 할리우드는 물론 한국의 초기 개발 작품들에 대해 진행 중이거나 진행한 적이 있다.

태국의 원작 콘셉트에 대한 쇼핑 계약 이후 개발 중인 작품(시리즈)

다음으로 옵션 계약은 원작자와 제작자간에 본격적인 딜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 계약으로 역시 매우 보편화돼 있다. 프로듀서 또는 제작자가 발굴된 원작에 대한 영화 · 영상 개발, 제작, 투자, 상용화 등 모든 권리를 일정 기간(미국은 통상 일차 기간은 18개월로 시작해 6~12개월 간격으로 연장 또는 다음 단계 계약으로 넘어간다) 동안 확보하는 것이다. 사실상 할리우드 초기 콘텐츠 발굴은 여기서 시작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원작자(주로 서적, 대본, 코믹북, 웹툰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소스)는 신뢰할 만한 제작자에게 일정 기간 원작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자신의 작품이 세계시장에서 영상화되는 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원작의 지명도에 따라 계약 시 옵션 비용은 발생할 수 있다. 첫 작품이거나 알려지지 않는 원작은 대부분 옵션비가 없고,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서적의 경우 일차 기간 옵션 대금은 5,000달러 전후, 일차 종료 후 연장하는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베스트셀러 라면 1만 달러가 넘기도 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나 대본은 판권이 억 단위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제작자는 가능성 있는 원작을 발굴해 초기비용을 최소화 하는 대신 단기간 안에 작품 개발(스토리, 디자인 등) 비용을 제법 투입하는 모험과 함께 빠른 시일 안에 제작과 투자가 확정되기를 바란다. 통상 원작자가 지명도가 있는 경우 콘텐츠 개발 제작에서 자문 역이나 컨설턴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미국 및 한국 회사에서도 다수의 원작(서적 또는 대본) 에 대해 제작 중이거나 진행한 적이 있다.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가게 되면 원작의 영상화 및 사업화에 대한 권리를 완전 구매(Option Purchase) 계약으로 전환해 원작자에게 전체 제작비의 몇 퍼센트 또는 합의된 금액을 지불한다. 때로는 수익 참여(흥행에 따른 로얄티)가 포함되기도 한다. 원작자가 소위 ‘을’ 위치에 있는 경우, 반대로 상대방 제작자가 대형 ‘갑’ 인 경우(자금과 인력이 있는 대형 회사)에는 원작자에게는 단점이 많은 계약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갑의 경우 일반적으로 원작을 발굴하면 경쟁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원작의 옵션을 먼저 확보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내부적으로 개발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개발비를 과도하게 투자했음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제작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고려할 이슈들을 잘따져봐야 한다.

호주 원작 아동소설 옵션 계약 후 개발 중인 작품(장편 및 시리즈)

이 과정에서 반드시 원작자와 확인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바로 저작권 소유(Chain of Title) 문제다. 옵션 계약 체결 전에 법적으로 확인해야 추후 분쟁의 소지를 방지할 수 있다.

제작자는 원작자의 변호사에게 원작에 대한 법적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는 문서, 또는 과거 계약서 등을 통해 이를 확인 해야 한다. 왜냐하면 원작자라 하더라도 과거에 그 원작에 참여했던 다른 인력(작가, 아티스트 등)이 있는 경우 그 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근거 서류가 없다면 분쟁 발생 여지가 남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K-콘텐츠의 열풍에 힘입어 한국의 웹툰, 영화 대본, 원작소설 등에 대한 할리우드의 러브콜이 스트리밍 시대에 발 맞춰 증가하고 있다. 필자의 회사에서도 한국의 원작·소스·콘셉트에 대한 쇼핑 계약은 물론 작가의 해외진출을 도와주는 Literary Manager 또는 에이전트 관계 설정에 대한 대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개인 또는 중소형 국내 원작 자와 제작자들에 대한 올바른 계약 방식과 권리보호를 더욱 중요하게 여겨야 하겠다.

안홍주(프로듀서)

·미국 Astro-Nomical Entertainment 공동대표/프로듀서

·캐나다 툰박스 공동대표 역임

·한국 레드로버 고문 역임

·KT 콘텐츠 전략/IPTV 콘텐츠 수급 담당 전문 임원 역임

·홍익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

·Walt Disney Korea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9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아러캐 사각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