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Column

“텔레비전용 만화영화의 경우, 30분짜리 한 편을 제작하는데 최소 1억 원이 들며, 국제시장에 내놓으려면 2억 원 이상을 들여야 한다. 몇 해 전 문화방송에서 최대의 제작비를 들였다는 텔레비전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는 1시간짜리 36편을 만드는 데 50여억 원이 들었다. 만화영화라면 아무리 싸게 만들어도 70억 원 이상 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에서는 수입가가 30분짜리 1편당 1천5백 달러(약 1백20만~2백만 원)인 외국 만화물을 사다 방영하게 되는 것이다.”(1993년 10월 15일자 한겨레신문)

“MBC프로덕션이 최근 편당 30분씩 26편짜리 만화영화에 대해 계산한 손익분석표를 보면 자칫 적자를 보기 십상 이다. 우선 투자비용. 편당 제작비 3천3백만 원으로 26편에 모두 8억5천8백만 원이 들었다. 그러나 이 제작비는 C 급에 해당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서는 대체로 편당 9천만 원 정도로 잡는다. 최근 케이블 만화 채널 투니버스가 제작해 MBC에 판매한 영혼기병 라젠카는 편당 제작비가 1억3천5백만 원 선.”(1998년 2월 16일자 동아일보)

“일제 판치는 TV만화 싼 맛 때문” 이란 주제 아래 “일본만화의 수입가는 30분물이 편당 1천2백 달러(약 1백65만 원) 수준. 반면 SBS가 5월부터 방영하는 국산 스피드왕 번개의 제작비는 26억 원으로 편당 1억 원 꼴이다.”

(1998년 4월 29일자 동아일보)

2007년 2월 2일자 일본 닛케이 비즈니스는 이렇게 보도하고 있다. “일본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의 제작비용은 1980~90년대 중반까지 1회당 700만~800만 엔(한화 약 7천만~8천만 원)이라는 가격이 오랫동안 형성되어 있었지만, 90년대 후반부터 애니메이션 관련 비즈니스가 성장 했기 때문에 현재는 1천만~1천2백만 엔(한화 약 1억~1 억3천만 원) 정도의 수준이다. OVA(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 TV 방영이나 극장 공개를 전제로 하지 않는 미디어 전용 판매 작품) 가격은 2천만~3천만 엔(한화 약 2 억~3억 원). 현재의 30분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의 제작비는 1화당 1천3백만~1천5백만 엔(한화 약 1억3천~1억5 천만 원) 정도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13화 분량 시리즈라면 총제작비는 2억 엔(한화 약 20억 원) 미만이 되는 셈이다.” 이를 보면 일본 자료의 1편당 단가와 한국 자료상의 1편당 단가가 대략 일치하고 있다.

앞의 국내 제작 단가와 수입 방영 단가 관련 기사들의 내용을 도표로 비교해보면 70년대, 80년대, 90년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물가가 상승하며 단가 역시 상승하고 있음을 볼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국내 제작(창작) 단가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단가가 저렴한 외국 만화영화만을 수입, 방영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이나 일본은 돈이 남아돌아서 자체 제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미디어 본연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출혈을 감수하고 만화영화 제작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적 의무가 있는 방송사들 본연의 책임이기도 하다. 단지 방송사들의 수지타산만을 따지는 거라면 이기적인 장사꾼처럼 비추어질 수 있다. 창작 만화영화 제작은 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가족이라는 현재와 미래 세대들을 위한 매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투자 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유산은 후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될 것이며, 더 나아가 국제적으로 우리의 문화와 예술적인 위상을 만방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행히도 1980년대 중반부터 2020년 현재까지 점진적으로 자체 TV만화영화를 제작해온 점은 높이 살 일이나 보다 질 높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아동물에만 목매지 말고 다양한 연령대를 망라하는 고품위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기획, 제작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 “문화는 국가의 천년지대계”, “ 인재양성은 국가의 만년지대계” 가 아니던가! 교육은 현재와 미래를 위한 투자여야 하며 이익을 남기는 얄팍한 상술이 앞서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서글픈 시대적 상황들로 인해 외국에서 제작된 만화영화의 수입은 1972년부터 로보트 태권V가 등장한 후 1976년까지 계속됐으며, 이는 한국 최초의 TV만화영화 시리즈 제작을 시작한 1980년대 중반까지 국내 TV 방송 3사(KBS, TBC, MBC)를 통해 이어졌다. 방송사들은 진실만을 전달하는 것이 사명인데도 이를 망각하고 2020년에도 여전히 자행하고 있다. 반일을 외치면서 친일을 하는 격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제작보다는 해외 만화영화 수입의 이유에 대한 당시 상황들을 신문사들은 다음과 같이 보도하고 있다.

“KBS TV는 30분 동안 손오공의 대모험을 방영하는데 이영화는 일본 무시 프로덕션과 후지TV 방송회사가 제작한 순일본제 영화. KBS는 당초 이 영화가 일본제임을 밝히려 하지 않았으나 말썽이 생기자 손오공은 외국 수출을 목표로 한 것으로 일본 냄새가 전연 없고 어린이를 위한 건전한 작품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중략)…문공부가 일본 영화 수입 허가를 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일본 영화 감상회조차 허가하지 않고 있는 현 실정에서 문공부 산하 기관인 KBS가 일본 영화를 방영한다는 것은 정부 시책의 모순일 뿐 아니라 앞으로 다른 민간 상업방송에 사실상 각종의 일본 영화를 들여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데에도 큰 문제점이 있다.” (1970년 4월 22일자 동아일보)

KBS TV에서는 황당무계한 저질 폭력 프로로 지탄받는 배트맨 따위 만화 프로가 3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형편이고, TBC TV는 저질 프로의 대표급이라 할 황금박쥐, 타이거 마스크, 요괴인간 등을 포함한 30분짜리 만화영화로 어린이 시간을 거의 채우고 있다.…(중략)…더구나 황금박쥐와 요괴인간은 TBC TV가 일본과 합작해 제작한 만화영화 이기도 한데 이를 몇 년을 두고 재탕, 삼탕 하는 것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1972년 5월 4일자 동아일보)

“미국의 월트 디즈니사가 만드는 수많은 좋은 만화영화들이 세계의 어린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사정은 어떤가. TV의 만화영화는 전부가 외국 것들이다.

일반 극장용 만화영화가 최근 들어 몇 편 선보이고는 있지만 제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우리의 것을 심어주고 꿈과 용기와 지혜를 길러주기 위해서 라도 만화영화에 대한 당국의 관심과 진흥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만화영화계의 바람이다.” (1977년 7월 23일자 동아일보)

이남국

·전 홍익대 조형대학디자인영상학부 애니메이션 전공교수

·전 월트 디즈니 &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감독 및 애니메이터

·국립공주대학교 영상예술대학원 게임멀티미디어학과 공학석사

·CANADA SENECA COLLEGE OF APPLIED ARTS & TECHNOLOGY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7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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