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Column

사례

캐릭터 작가 A는 곰 모양의 주인공 캐릭터가 호랑이 형태를 한 캐릭터의 등에 타고 달리는 모습에 디테일한 색상을 입히는 방식으로 창작한 작품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 그림이 유명해지자 A작가는 해당 작품을 판화로 제작해 유상으로 판매했고 작품에 나온 곰과 호랑이 모양의 캐릭터를 별도 캐릭터로 만들어 의류 등의 제품에 활용하는 상품화 사업도 시작했다.

그런데 아웃도어 의류를 생산해 판매하는 B기업은 자신들의 의류 상품에 사용하기 위해 A작가가 블로그에 게재한 작품 이미지에서 캐릭터들의 색을 검은색으로 단순화하고 실루엣만 모사한 형태에 회사의 영문 상호를 넣어 상표로 등록했다.

이에 A작가는 B기업을 상대로 “저작권을 침해했다” 며 해당 상표의 사용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다.

반면 B기업은 A작가의 작품과 자사의 상표 도안은 색, 형태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고 A작가의 작품과 달리 독자적으로 이미지를 창작했으며 합법적으로 등록한 것이므로 저작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이 사건에서 A작가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들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이 사례는 설명의 편의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521324 판결의 사실관계를 단순화해 각색한 것이다)

해설

실루엣이 원저작물과 동일성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 인지의 여부

B기업의 실루엣 이미지는 A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단색으로만 모사했기 때문에 색채나 명암의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A작가의 작품 이미지에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외형을 추출하고 색을 무채색으로 보정하는 실루엣 작업은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누가 실루엣 작업을 하더라도 비슷하게 제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B기업의 실루엣 이미지는 A작가의 작품 이미지와 별개로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는 별개의 독립된 저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A작가의 작품에 더해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됐다고 하기도 어려워 A작가 작품의 2차적 저작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실제 사례에서는 A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실루엣으로 먼저 제작했는데 B기업이 그 작품을 모사해 실루엣으로 만든 사안이었다. 또 A 작가가 제작한 실루엣 이미지는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아 A작가의 실루엣이 아닌, 작품에 대한 저작권이 B기업의 행위로 침해됐는지의 여부가 쟁점이 됐다.

실루엣이 원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한지의 여부

원저작물은 곰과 호랑이의 색채 표현을 위해 다양한 색을 사용하고 광원의 방향에 따라 명암이 표현돼 있지만 B기업의 상표 도안은 무채색으로 이뤄졌고 명암도 표현돼 있지 않은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곰과 호랑이 캐릭터 모양의 디테일한 형상이 동일하고 곰이 호랑이 등에 탄 상태로 달리는 형상과 위치 및 전체적인 구도가 거의 같은데, 단지 가로세로 비율만 조금 차이가 있는 정도였다. 이런 경우 법원은 두 이미지의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했다.

실루엣이 원저작물에 의거해 제작된 것인지의 여부

하지만 저작권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두 이미지의 실질적 유사성 이외에 대비 대상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해 작성됐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다만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기존 저작물에 대한 접근 가능성과 실질적 유사성 등의 간접 사실이 인정되면 의거성은 사실상 추정이 된다.

(대법원 2005도35707 판결 참조) 위의 사안에서 A작가의 작품이 유명해진 점, A작가의 작품이 판화로 제작돼 시중에 유통 · 판매된 점, A작가 작품의 상품화 라이선스가 진행된 점 등에 비춰 인터넷을 사용 하는 사람이라면 A작가 작품에 접근하기 쉬웠을 것이라는점, A작가가 상품화 사업을 한 제품이 의류였는데 B기업이 아웃도어 의류 제조업체로서 대상 제품과 고객층이 겹치는 점, A작가 작품과 B기업 상표 도안의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는 점을 종합하면 B기업의 상표 도안은 A작가 작품에 의거해 작성된 것으로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B기업이 A작가 작품에 의거해 실질적으로 유사한 상표 도안을 제작 및 사용한 행위는 A작가 작품에 대한 복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A작가의 저작인격권 침해 여부

B기업은 A작가의 원작품 이미지와 비교해 색상을 무채색 으로 변경했고 명암도 표현하지 않았으며 가로세로 비율도 차이 나게 실루엣으로 제작했다. 결국 B기업은 A작가의 원 작품 이미지를 수정해 내용과 형식을 변경했다. 이는 A 작가의 원작품에 대한 저작인격권 중 ‘동일성 유지권’ 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B기업은 실루엣을 상표 도안으로 출원해 사용하면서 원저작권자인 A작가의 성명 표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저작인격권 중 성명표시권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금지되는 B기업의 행위

B기업의 상표는 A작가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실루엣 이미지가 포함된 B기업 상표를 부착한 의류 제품(반제품 · 시제품 등)을 폐기하고 B기업의 상표 도안 이미지가 표시된 광고물, 간판, 현수막, 게시판, 포장물, 광고지 등도 폐기해야 한다. 또한 실루엣 이미지(상표)를 B기업의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전송해서도 안 되며 각종 광고물 등에서 실루엣 이미지 부분을 폐기해야 한다.

손해배상청구의 범위

본 사건은 저작권법 제125조의 손해액 추정 조항을 적용하기에 부적당하다고 보아 법원이 저작권법 제126조에 의해 변론의 전 취지 및 증거 조사의 결과를 참작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했는데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을 저작재산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과 별도로 산정해 일부 인정 해줬다.

상표권과의 관계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상표권과 저작권이 독립적으로 성립할 수 있으며 등록상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저작권법상의 보호는 여전히 유지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따라서 B기업 상표가 등록됐다고 하더라도 A작가는 저작권침해를 이유로 B기업의 등록상표의 사용을 금지시킬수 있다. B기업의 상표가 저작권침해로 3년 이상 사용하지 못하면 불사용상표로 취소 청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권단(변호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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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20.7월호

출처 :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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