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소설가 단은 단군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 만년 유혼을 전자책으로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모바일게임사 A는 단과 계약해 만년유혼 소설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을 제작할 권리 및 그와 관련된 부가사업 권한, 재양도권, 소송 등 침해대응을 위한 권리를 갖게 됐다. 그리고 단은 같은 시점에 드라마 제작사 B와 소설 캐릭터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제작을 허락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게임사 C가 B사와 브랜드 콘텐츠 협업계약을 맺고 B사가 제작할 드라마상의 캐릭터 및 스토리를 기반으로한 모바일 및 PC 게임에 대한 제작 권한을 갖게 돼 게임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A사는 C사를 상대로 “C사가 A사의 만년유혼 소설을 게임으로 제작할 수 있는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및 그 전송권을 침해했다” 는 이유로 C사의 모바일 및 PC 게임 모두에 대해 2차적 저작물 작성권과 전송권 침해금지 청구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2차적 저작물 작성의 허락 방법

2차적 저작물은 원저작물을 번역, 편곡, 변형, 각색, 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을 뜻하며 원저작물과 구별해 독자적인 저작물로 인정받아 그 저작권을 보호 받는다. 그리고 2차적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한다고 해서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원저작물 저작권자의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등의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원저작물의 저작자가 제3자에게 2차적 저작물의 작성을 하도록 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한 가지 방법은 원저작자가 원저작물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이란 저작재산권 자체를 제3자에게 양도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양도받은 자가 원 저작물에 대한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갖게 된다. 원저작자는 한 번 양도한 후에는 원저작물에 대한 2차적 저작물을 직접 또는 제3자가 이용하도록 허락할 권리가 없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원저작자가 제3자에게 원저작물을 2차적 저작물 작성이란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이 경우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자체가 양도된 것은 아니므로 원저작자는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직접 또는 다른 제3자에게 2차적 저작물을 작성토록 허락하는 것이 가능 하다.

2가지 방법 모두 원저작자는 2차적 저작물 작성의 형태를 분류해 개별적인 형태마다 나눠 양도하거나 이용을 허락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게임 형태 또는 드라마 형태로 2차적 저작물 작성 권리를 양도 또는 이용을 허락하는 식으로 계약할 수 있다. 게임도 원저작물에 대한 모바일 또는 PC 게임 형태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양도 또는 이용허락을 구분해 계약할 수 있다.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양도와 이용허락의 차이점

원저작물에 대한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양도받은 사람과 원저작물을 2차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이용할 것을 허락받은 사람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자체를 양도받은 사람은 원저작물로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할 권리를 물권적인 형태의 권리로 갖게 돼 원저작자를 포함한 그 누구도 원저작물에 대한 2차적 저작물 작성을 양수인의 허락 없이 할 수 없게 된다.

반면 원칙적으로 2차적 저작물 작성의 이용을 허락받은 사람은 원저작자나 제3자가 원저작물로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 단, 원저 작자와 특약을 통해 여러 조건의 독점적인 권리를 가질 수는 있지만 이는 채권적인 권리이므로 계약 종료, 해지 등으로 효력을 상실할 수도 있고 조건 내용에 따른 권리 행사에 제한이 따르게 된다.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은 여전히 원저작자에게 유보된 상태 이므로 2차적 저작물이란 저작재산권자로서의 권리를 직접 행사할 수는 없다. 물론 이는 2차적 저작물에 대한 저작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는 점을 유의 해야 한다.

사업 범위가 계약서 단어 · 문구 하나로 결정 ‘유의’

위 사례에서는 소설가 단이 A나 B에게 모바일게임 및 드라마 형태의 2차적 저작물 작성 등을 허락한 것인데, 양도를 했는지의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저작권계약서에서 저작권을 양도한 것인지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한 것인지 불명한 경우 당사자의 의사를 계약서의 문구나 대가의 크기, 업계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 법원의 판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되 계약서상 명시적으로 저작재산권 양도를 한다는 표현이 없으면 저작자에게 유리하게 저작물 이용을 허락한 계약으로 추정한다.

다만, 단이 A에게 재양도권 및 소송침해 대응권까지 허락한 것으로 보면 단은 A에게 모바일게임으로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할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양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단이 B에게 허락한 드라마 제작권은 이와 같은 표현이 없어 드라마로 2차적 저작물 작성을 할 수 있는 저작재 산권을 양도했다기보다 원저작물을 드라마로 제작할 수 있도록 이용을 허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단이 B에게 허락한 것은 드라마를 제작할 권한일 뿐 게임에 대한 권한을 허락한 바가 없으므로 드라마에 대한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의 양도인지 아니면 이용허락인지 여부는 결론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결국 드라마에 대한 2차적 저작물 작성권만 있는 B와 계약을 체결한 C는 B가 창작한 드라마상의 캐릭터나 스토리에 기반해 게임을 만들 수는 있을지 몰라도(이 경우에도 B 가 단으로부터 드라마 관련 부가사업에 대한 권한을 얻지 못했다면 C가 별도로 원저작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원저작물인 소설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활용해 직접 게임을 제작할 권리는 없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것은 단이 아니라 A이기 때문에 법원은 A의 청구에 대해 A가 권리를 갖고 있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청구는 인용했지만 PC게임에 대해선 A가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 청구를 기각했다. 물론 원저작자 A가 직접 C를 상대로 PC게임에 대한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로 권리 행사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 사안의 교훈은 단, A, B, C 입장에서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이 영위하려는 사업의 범위와 한계가 저작권 계약의 단어나 문구 하나에 의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저작재산권의 양도 또는 이용허락의 방법 및 조건에 대해 반드시 저작권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통해 계약 조건을 검토한 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본 사례는 최근 중국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이 판결한 ‘천년유혼’ 게임 관련 사실관계를 각색해 만든 것이다.

권단(변호사 · 변리사)

·법무법인(유)한별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지적재산권법 및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지식재산 MBA 겸임교수

·사단법인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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