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결혼하고 아기 낳고 사는 아줌마들은 로맨스가 없다? 그래서 그녀가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대변하고 나선다. 꿈을 잃고 살아가는 수많은 여성들을 위해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희망과 성장의 용기를 전하고 싶다는 그녀. 한병아 감독은 스스로도 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지금껏 그녀만의 애니메이션들을 만들어왔는지 그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어떤 작품들을 만들어왔나? 

이상한 나라라는 작품을 필두로 찔레꽃, 모두가 외로운 별, 숙녀들의 하룻밤, 미쎄스 로맨스 시즌1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왔다. 작품마다 형식이나 캐릭터가 모두 다르다. 다만 일관되는 게 있다면 바로 ‘성장’이라는 주제인 것 같다. 주로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 지금의 내게 용기를 주어 희망을 갖게 하는 작품들이다. 앞으로도 희망적인 서사를 작품에 담고 싶다. 다만 대중에게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어떻게 다가갈지는 고민을 많이 해야겠지만 말이다.

현재 어떤 작품을 제작 중인가? 

미쎄스 로맨스라는 작품을 제작 중이다. 본격 아줌마 로맨스 판타지 장르라고 말할 수 있다. 결혼하고 아기 낳고 사는 기혼 여성도 낭만을 꿈꾸며 살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 어쩌면 자칫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됐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삶에서 새롭게 꿈꿀 수 있는 상상 그 자체가 그들에게 처한 인생의 활력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시즌1을 2017년 초에 지금은 시즌2를 제작 중이다.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아줌마 로맨스 판타지라는 주제하에 여러 에피소드를 전개한다. 미쎄스 로맨스라는 세계관 내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형식인 셈이다.
그중 에피소드 하나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국희라는 여성이 스페인 바로셀로나로 여행을 떠났다가 현지 남성과 꿈 같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대화를 통해 잃어버렸던 꿈과 자존감을 되살리고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희망의 싹을 틔우는 내용을 담았다. 이처럼 작품을 통해 비단 기혼 여성뿐 아니라 모든 여성이 현실의 벽, 한계를 해소하는 창구를 만들어 ‘잃어버린 꿈’에 대해 환기하고 싶었다. 어쩌면 내 스스로에게 필요한 위로였는지도 모르겠다.

<드로잉>

<미쎄스 로맨스>

<찔레꽃>

<숙녀들의 하룻밤>

<모두가 외로운 별>

<오브제>

시나리오도 직접 쓰나? 

지금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부 도맡아 하고 있다. 추후 이야기의 디테일에서 부족함이 느껴진다면 전문 스토리 작가와 협업을 진행해볼 생각도 있다. 대중적인 소재는 아니다 보니 보다 세련된 방법으로 다가가고 싶어 여러 분야에 대해 공부 중이다.

어떤 계기로 작품을 만들게 됐나? 

독립 애니메이션 자체가 사회적인 담론이나 철학, 현 이슈를 심각하거나 진지하게 표현하는 장르로만 인식되어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작품을 제작해오기도 했지만, 독립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고 작품이란 게 억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니니 ‘진정성’을 담아 제작할 수 있는 소재를 구상하게 됐고, 같은 나이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내가 로맨스를 좋아하기도 한다.(웃음)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업하나?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려면 확실히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늘 새롭게 변하는 연출법이나 틀을 접한 후 습득해 연구하고 공부한다. 틀을 깬다는 건 쉽진 않고 자기 확신과 싸워야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도전하고 배우려고 한다는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미쎄스 로맨스 시즌2가 새로운 용기를 갖고 시작하는 작품인 셈이다.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 계획도 있나? 

짤막한 영상과 음악을 묶은 애니메이션 클립을 만들어보고 싶어 ‘김추자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김추자의 노래를 사용해 애니메이션 아트 퍼포밍 작업을 하는 셈이다. 1970~80년대에 활동했던 김추자의 노래들은 록의 대부라고 불린 신중현이 작사, 작곡을 맡았다. 그 시대에는 굉장히 독특하고 충격적인 문화의 아이콘이었다. 가사나 장르, 퍼포먼스, 패션 등 모든 것이 굉장히 파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걸 내 주제에 맞게 애니메이션 아트 퍼포밍 같은 걸 해보고 싶었다. 굉장히 설레는 작업이 될 것 같다.

아이러브캐릭터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 업계 내에 좋은 안목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짐작으로 알고있다. 유·아동 시장이 절대적인 것 같지만 문화의 방향이 키덜트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작가들도 그 부분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업계분들이 대상을 넓혀 유·아동의 부모를 타깃팅한다면 어떤 작가를 선점하는 게 나을지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병아 감독
·<이상한 나라> (2002)
·<찔레꽃> (2004)
·<오래된 미래> (2005)
·<모두가 외로운 별> (2006)
·<숙녀들의 하룻밤> (2011)
·<미쎄스 로맨스> (2017)

출처 : 월간 <아이러브캐릭터> 2018.07월호 
<아이러브캐릭터 편집부> (master@ilovecharacter.com)